::禪達茶會

공간의 위계

나무에게 2017. 3. 21. 09:28

공간은 길을 열고, 길은 서로 이으면서 공간을 만든다. 주전자를 놓고 서로의 관계를 재형성하며 이어주니 새로운 의미로 공간을 만든다. 일상처럼 두었던 족자 몇 개 바꾸었더니 새 공간으로 일신한다. 어둡고 과한 손짓이 맑고 단아해졌다. 그냥 바라보는 게 아니라 달리 바라보는 잠깐의 스침이 공간의 위계를 새롭게 만든다. 오래전에 방아와 절구를 구하여 만든 떡차를 열었다. 떡차를 끓이기 위해 장소를 찾다가 새로운 의미의 공간을 부여했다. 완벽한 제자리에 들었다. 끓여진 차 색감이 멀리서도 묵진하다. 담아두고 다시 끓이려나, 집에 둔 보온병을 옮겨야 일하면서 음차를 할 수 있겠다. 적당히 떡차의 단 맛을 그리고 그 속에 머무는 진한 약성을 받아들여야겠다. 공간이 만들어내는 의젓함은 익숙한 생각을 의심하는 탐구에 있구나. 왜 이렇게 익숙하지에 대한 탐구의 잠깜 스침만으로 중요한 계급을 지닌 공간이 탄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