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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드득 소란
나무에게
2024. 2. 2. 12:28
뾰드득 소란
온형근
장독대와 담장에 오롯하게 올라앉았다.
피었다 지는 것들은 수북하다.
눈 내린 하얀 소복처럼
산비탈 첫 발자국 선명한 낙엽 족적은
전혀 미끄러지지 않게 그가 정성스레 올랐을
그 옆에 화인 찍듯 천수경 독경 흩날린다.
주고받을 대화는 숨고 화평한 안면 일그러진다.
매일 쌓인 울화 일시 허탕 치듯 날리라고
천길만길 홧덩어리 눈밭에 찍는다.
내딛는 미끄러움은 뽀드득 소란을 경배한다.
눈 쌓인 고요에도 감정은 일렁이고
부끄러운 속내는 끄집어내는 순간을 기다려 나락이다
2024.01.25 - [::신작시::/창작|생산] - 엄동설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