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게 2017. 2. 7. 18:33

 

잠시 흔적을 지운다.

세상의 일원으로 지내온 지나온 날들을 살필 일이다. 생각은 꽤나 진보였고 배려 또한 남다름이었건만 그것을 풀어내는 말은 거칠었을까. 아마 의미 부여와 얼굴 긴장이 상대방을 우울하게 할 거라는 생각에서이다. 나는 어렵게 도달하였지만 아주 쉽게 풀어냈다. 별거 아니라는 듯 별스럽지 않게, 소탈이 지나치도록 범사에 그러했다. 지나쳤을지도 모른다. 그래야 나 다운 것이라 여겼다. 내가 만들어 낸 업이다. 업을 지었으니 매듭을 허물 때가 왔다. 이제 서서히 되돌아서야 한다. 나 다운 게 없었던 지점으로 태엽을 감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