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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5. 떠도는 자의 시선-마로니에

나무에게 2014. 1. 30. 12:52

005. 떠도는 자의 시선-마로니에 / 온형근




떠도는 자에게 마로니에의 시선은

언뜻 깃들일 수 있는 안식처

솔직하게 사방 뻗은 일곱 개의 잎

허공으로 무방비가 떠다녀도

한쪽으로 아프고 한편만 자라지 않는

어쩌면 볼일 긋고 실팍하여 합당하다

 

도시의 가로등 명멸하여 노곤할지라도

흔들려 들뜬 바람에 행색을 맡기고

홀린 듯 어뜩한 기운으로 치유되고

넉넉하여 기쁘게 통틀어 가질 줄 아는

어디가 단정함의 복판이며

어느 곳 떳떳한 밑동이었겠는가

 

배고픔이 성장하여

울창한 잎으로 돋아나고

곤궁함이 본바탕을 아우러서

꽃으로 자자하게 피어나는

도타운 덕 있어 푸른 윤기 반짝이고

잿빛 도시를 비 온 뒤 청량함으로

은은한 기운 펼쳐내는 늘 같은 눈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