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온전한 숨 :: 나무 詩
007. 능수버들
나무에게
2014. 1. 30. 12:55
능수버들 / 온형근
비 그친 고운 구름들이 조각되어
산과 들판을 그려내고 마을이 되어
개울로 늘어진 능수버들 앞세우고
어지럽다 걸쭉하게 불타는 노을
숨 고른다
그 앞으로
방화수류정 비껴 보름달이 적막하게
잿빛 여름밤을 눅눅하게 축인다
봄날의 아름다운 날은 여전히 남아
휘발의 여름이 되서야 뜨겁게 부풀고
꺾어 든 버들가지 가슴 후벼낸 채
잘 다듬어 놓은 보름달 차가운 빛
그칠 새 없이 돌아보는 능수버들
환한 보름달로 맑아서 잠들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