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온전한 숨 :: 나무 詩
011. 신갈나무
나무에게
2014. 1. 30. 13:00
신갈나무 / 온형근
이 근처였어
그가 걸터앉아 겨울을 풀어놓았던
바위가 없어지고
다시 몇 번의 겨울이 눈발로 지워지려 할 때
키만큼 커져 그를 가려주었던 신갈나무가
신갈나무 낙엽 밟는 소리에
놓친 세월이 훤하게 살아나
그러게 이 소리라도 지니고 싶었어
오래도록 느리게 자꾸 걸을 수밖에
이렇도록 단순한 율동이었어
폐사지 근처 신갈나무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