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든1 백석정 누정 백석정 누정 온형근 차량이 쏜살같이 지나는 다리 아래로 감천의 여울은 잔잔하여 맑은데 한 잔의 맑은 녹차를 건네며 백석정이 말을 걸어 온다. 뭐라고 그때 일을 써 바치고 싶다는 모양새로 꿈틀댄다. 서편으로 해가 지려는 때쯤 이미 산그늘로 물살은 진하여 우주 한가득 담기고 늦가을 안개로 피어오를 때마다 젖었던 바위 이끼로 푸르고 붉은 단풍 너풀대며 석양빛 몇 줄기로 타오른다. 수심 낮은 물결 따라 조각배 혼자 노닐게 하니 쉼 없이 무심하여 드리운 낚싯대를 쳐다보는지 알 수 없다. 정자 마루에 앉아 난간을 붙잡은 채 상실의 시대를 하염없이 먼산으로 돌린다. 늦은 달밤 찬기운 몇 잔의 술로 뎁히고 아직 가라앉지 않아 일렁이는 일엽편주에 꽤나 산 날이 많아 어긋나는 순간 있어도 물에 비친 백석정, 내 몸 위에 .. ::신작시::/시의 풍경을 거닐다 2024. 1. 2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