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1 미소 미소온형근 긴 강물을 따라 흐르다 보면아니 더 정확하게 더듬어삶의 생동과 가라앉음을 번갈아 지니고호숫가나 산등성이에서 넋놓고 멍해질 때뜻없이 한숨 같은 것이 저 혼자 쏟아지고떠도는 구름 한 조각, 발에 차이는 돌멩이 하나나는 새 한 마리, 고개 삐죽 내민 풀 한 포기모든 것이 새로운 의미라고 우겨질 때 그럴 때쯤이면 참으로 긴 강을 건너온 것이다눈 빛나며 반기던너 아니면 아무 것도 아니던 순수까지도나 아닌 나 이외의 모든 살아 있음이나를 버렸다고 생각하던 처절함까지도이때쯤이면 어디에서부터 미소가 된다뜻없이 흐르던 강물은 따뜻해 보이고물살은 탄력 있게 살아 꿈틀대며우아한 흐름으로 멋을 내고 강턱을 만나 내는 무딘 소리까지 곱다그저 세월이 미소가 된다강물을 모두 퍼낸다 하여도 미소가 되고살고 지고의 가려.. ::시집::/슬픔이라는이름의성역 2013. 12.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