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게 2024. 10. 10. 06:20

 

내원재 찬란

온형근

 

 

 

   원림 입구 내원재 들어가면서 첫 벤치에 잠시 머문다.

 

   아침 빛나는 햇살 등에 업고

   흔들리는 대숲과 큰 나무의 잎새는 알게 된다.

 

   태곳적부터 나를 키우고 다스렸던 건

   반짝이며 너스레 치는 바람의 치근덕이었음을

 

   길바닥으로 호수의 바람 소리 치오른다.

   청둥오리 가족의 단란한 아침이 파묻혀

   내원재 오르는 길의 꿈틀댐이 발바닥을 감친다.

 

   흙길로 찬란한 잎새 춤추듯 흔들리며 스민다.

   잠시 어질,

   언덕길이 메밀 부침개처럼 포근하고 푹신하다.

 

   내원재를 오래도록 둥지로 삼은

   입춘부터 백로까지 멧비둘기 대대로 반긴다.

 

시작 메모>>

조원동 원림의 입구는 가파르다. 출발의 처음이 가파른 게 좋다. 원림을 크게 내원內苑과 외원外苑으로 나눈다. 내원의 입구가 내원재이다. 항상 멧비둘기 구구대면서 반긴다. 어떤 때는 애달프고 어떤 때는 뜻 모를 삶을 읽어내지 못한 통증처럼 들린다. 깊숙하게 스며들어 비명조차 새어나간 것을 예측하지 못한다. 언덕배기의 바람을 반긴다. 늘 시원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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