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시의 풍경을 거닐다

성주사지 고운孤雲 비문

나무에게 2024. 2. 14. 06:46

보령 성주사지 낭혜화상탑비문

성주사지 고운孤雲 비문

 

 

온형근

 

 

 

   돌에 새긴 비문이 천년의 중력에도

   매무새 하나 흐트러지지 않고 선명하다.

 

   다만, 울먹울먹

 

   몸에 맞지 않는 계절 옷은 탐색도 없이

   근육과 살점을 두들겨 꼭 맞춤으로 비비고

   평지에서 발원한 좌 둔부 엉치쯤 저린 통증은

   조원동 원림 가파른 내원을 치고 오를 때 잦는다.

 

   팔 다리로 깨지며 빗금 긋고

   근육과 뼈로 새긴 내 몸의 비문

   산책 강아지 전봇대 가로수 킁킁대듯

   갈피를 잡는다더니 해설피 놓는다.

 

   아파도 아픈 줄 모르고 씩씩하게 살았노라

   제 몸도 추스르지 못하면서 기운 빼더니

   새긴 문장은 삐뚤고 삭아 탈락되고

   한 칸 건너 읽다 보니 곡비哭婢도 난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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