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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시의 풍경을 거닐다

사인암

by 나무에게 2024. 2. 3.

 

사인암

 

온형근

 

 

 

   청련암 출렁다리에서 나는,

   금 긋듯 가로로 세로로 차곡차곡

   사인암 각진 마음 따라가며

   슬쩍슬쩍 그어 나가는 동안

   넋을 잃거나 허한 마음의 빈 줄

   흔들리지 않았다.

 

   사인암 꼭대기 떡하니 모신 우람한 바위

   각진 근육 튀어나와 금방이라도 떠날 채비

   무겁게 올라탄 저 심사가 사인암일 듯

   대흥사 의병의 봉기를 닮아 꽉 쥔 주먹

   앙다문 노기를 물 깊은 사선대 너른 물 마당에 푼다.

 

   사선대 너럭바위 올곧게 층진 우람 위로

   바람 일어 남조천 물결 낮은 파란 일고

   황정산의 한숨과 수리봉의 날갯짓이 키운

   사인암 암벽 틈새로 진흙 알갱이 딛고 소나무

   세상의 풀 죽은 기개는 잊으라고

   맑은 초록으로 한꺼번에 들고일어난다.

   물도 암벽도 소나무도 새파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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