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음완보, 원림에 들다/온전한 숨, 나무

수줍은 싸리꽃

온산溫山 2026. 10. 7.

수줍은 싸리꽃

온형근

 

 

 

어버이날 꽃바구니 잔치인 고깃집을 지나

아무 기척 없이 조용한 조원동 원림을 오른다.

 

거니는 걸음 맞춘 탁란의 운율로 뻐꾸기

그제서야 깊어진 숲 메마른 돌계단 한 켠이

붉은 마음 주렁주렁 수줍어 울었는지 조용하다.

 

까끄라기 벼와 보리 심으라는 망종이건만

지상으로 매달린 싸리꽃

 

긴 밤 동트며 머금은 눈물

열브스름하게 씻겨

보라에 빨강이 볼에 들어

고개 돌린

 

슬픔마저 스밀 수 없이 반지랍게 드리운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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