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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함께

잠적

by 나무에게 2017. 2. 7.

 

잠시 흔적을 지운다.

세상의 일원으로 지내온 지나온 날들을 살필 일이다. 생각은 꽤나 진보였고 배려 또한 남다름이었건만 그것을 풀어내는 말은 거칠었을까. 아마 의미 부여와 얼굴 긴장이 상대방을 우울하게 할 거라는 생각에서이다. 나는 어렵게 도달하였지만 아주 쉽게 풀어냈다. 별거 아니라는 듯 별스럽지 않게, 소탈이 지나치도록 범사에 그러했다. 지나쳤을지도 모른다. 그래야 나 다운 것이라 여겼다. 내가 만들어 낸 업이다. 업을 지었으니 매듭을 허물 때가 왔다. 이제 서서히 되돌아서야 한다. 나 다운 게 없었던 지점으로 태엽을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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