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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온전한 숨 :: 나무 詩

상수리나무 엽서

by 나무에게 2018. 11. 15.

상수리나무 엽서

 

온형근

 

 

 

   백마강 부소산 절벽
   꼭대기에서
   강 건너 멀리 청마산을 돋움하여
   안개 걷힌 가을 하늘 깊다 했더니
   상수리나무 지는 잎도 서걱대며
   바람 거슬러 끝모를 비행
   부딪칠 때마다 들려오는 비명
   사각으로 날며 사각사각
   쉼없는 방언 날리며 사부작댄다

 

   긴 강줄기에 그림자 하나 남기지 않고
   바람길에서 벗어나 절명
   모여 뭉친 낙엽 무리에서 바스락 소리는
   해체되지 않은 채
   혼자 떠도는 잎새에게 보내는 엽서
   꼬리 끊기지 않은 금강 줄기로
   속절없이 흐르는 강물을 닮아
   여즉
   속내없이 떨어지며 날고 있다
   오고 가며 기쁨이었다 절망일 소멸로

 

 

-온형근, ‘상수리나무 엽서’,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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