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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함께

07-먼저 기상을 보고 뒤에 맑고 탁함을 분별한다

by 나무에게 2013. 12. 23.

보는 자는 먼저 기상을 보고 뒤에 맑고 탁함을 분별한다.
조회하고 읍하는 賓과 主의 모습을 구분하고 위의를 갖추고 있는 뭇 봉우리를 배열하는 데,
많으면 어지럽고 적으면 소략하므로 많지도 적지도 않게 한다.
멀고 가까움을 알아야 하니
먼 데 있는 산은 가까이 있는 산과 이어질 수 없고
먼 데 있는 물은 가까이 있는 물과 이어질 수 없다.
산허리의 빙 돌아 감싸고 있는 곳에 사관을 놓을만하고
끊어진 강기슭과 어지러운 둑에 작은 교량을 놓을 만하다.
길이 있는 곳에는 사람이 지나가고
길이 없는 곳에는 숲이 있으며
강기슭의 끊어진 곳에는 오래된 나루가 있고
산이 끊어진 곳에는 돛단배가 지나가고
숲이 빽빽한 곳에는 집이 놓여 있다.
벼랑에 기댄 늙은 나무는 뿌리를 드러낸 채 등나무에 엉켜 있으며
흐르는 물가의 오래된 강기슭은 골이 깊고
물에 파인 흔적이 있다.

- 당, 형호의 ''산수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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