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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함께

前集_004. 권모술수, 알면서도

by 나무에게 2013. 12. 24.
前集_004. 권모술수, 알면서도


권력과 명예 같은 세력, 이익과 화려하게 꾸민 사치를 
가까이 하지 않는 사람은 깨끗하여 고결하다. 
이런 것들과 늘 가까이 하더라도 
물들지 않는 사람은 더욱 깨끗하다. 
잔재주와 권모술수를 모르는 사람은 
마음이 높은 사람이다. 
그러나 이를 알면서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마음이 높은 사람이라 더욱 높이 여긴다.

勢利紛華, 不近者爲潔. 近之而不染者爲尤潔. 
세리분화, 불근자위결. 근지이불염자위우결. 
智械機巧, 不知者爲高. 知之而不用者爲尤高. 
지계기교, 부지자위고. 지지이불용자위우고.



[차인 생각]


어느 분야이든 각종 에피스드를 생산하며 웃지도 꾸짖지도 못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이... 다른 곳으로 떠나면 보다 근사한 여건의 직장이 될 것 같은 생각을 자아내게 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천만의 말씀이다. 그를 대체하는 또 새로운 인물이 나타난다. 다만 그 이전 사람이 있어서 자신이 나설 필요를 느낄 수 없다가, 바뀐 공간에서 지구의 중력처럼 이끌려 나타난다. 그것도 무슨 인연처럼 역할을 맡는다. 시킨 것도 부탁한 것도 아니다. 권력과 명예, 이익과 사치의 출현도 이와 같다. 일종의 역할론이다. 집단이 형성되면 그렇게 집단의 위계적 역할이 암묵적으로 조성된다. 차회는 차인이 차를 마시기 위해 모이는 것이다. 집단이고 조직일 수 없다. 끽다에서 생성되는 절정감의 단계를 느낄 수 있도록 경험을 나누는 곳이다. 차인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다. 본인 혼자 판정내기 어려운 끽다의 경지를 알기 위함이다. 차인들 스스로 묻고 대답하며 자신의 단계를 그윽하게 바라보는 일이다. 이런 고결한 자리에 멀리할 것이 있다. 결국 자리를 파하면 에피소드가 되고 말 일이다. 그것이 권세와 재물, 명예와 사치다. 이런 환경에 처해 있어도 물들지 않은 모습이어야 한다. 그렇다고 하여 잔재주와 권모술수로 물들지 않은 척 하는 것은 구설수다. 차인에게 경계해야 할 첫 번째 자세는 세속적인 있고 없음, 많고 적음에 대한 인식을 비워야 하는 일이다. 권세는 횡포와 닿아 있고, 재물은 욕망을 생산한다. 명예는 거만과 친구하고 사치는 허영과 애인이 된다. 그래서 차인은 잔꾀와 권모술수를 구별할 수 있으면서도 부리지 않는 사람이다. 잔꾀와 권모술수가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 긴 호흡으로 파악한다. 자신의 차가 어떤 맛인 줄 알고 있듯이 상대방이 짧은 호흡인지, 긴 호흡인지를 간을 볼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