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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함께

가짜판

by 나무에게 2013. 12. 23.

가짜판

가짜들이 난무하다.
가짜들에게도 쓸만한 뭔가가 있는 것이겠지.

'전화로 미안한데......'

로 시작하는 민망한 이야기들.
말을 꺼내면 안되는 부탁으로 시작되는 공공의 적들.
자기가 해야 할 일이 분명한데,
몇 군데 전화로 쑤셔대며 무방비를 찾아 허한 구석에 들이대는 저돌적 업무 스타일, 그리고는 던져 버리는 그 공공의 일, 내뱉어 보고 안되면 말고의 무관함을 강조하는 업무스타일이 난무하다.

'그 일과 나는 무관하다. 그 일은 내 일이 아니다.'

입으로는 다 되지만, 실제 만들어내기는 싫은, 그래서 나와 무관함을 찾아 내야 한다.


그런데 이성과 사유로 분해되지 않는 것들이 있다.
감성의 그칠 줄 모르는 변화이다.
이 감성이라는 것은 자연만큼이나 예민하고, 때로는 묵직하고, 또 때로는 폭력적이어서 건드리고 배려하지 않으면 재앙을 동반한다.
그래서 평소 순응하여 감성의 움직임과 감성의 사계를 관찰하고 감성의 흐름에 따라야 한다. 비가 오는지, 바람이 불며 눈의 기울기가 어느쪽으로 향하는지를, 가끔은 건조하여 마른 풀이 어디로 꺾여 흔들리는지를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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