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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함께

달의 정기

by 나무에게 2013. 12. 24.

⇒ 태양 별 달밤 밤 하늘 달빛

【어록】

[1]달에 간다는 것. 전 인류에 있어서 이보다 더 마음 설레는 계획은 다시 없다. 우리는 기어이 달에 가야 할 것으로 믿는다. 이를 위해 우리는 준비를 해야 한다. 달에 가는 것은 우주 비행사들뿐만 아니라 미국 전 국민이 가는 것이다. 온 국민이여! 합심(合心)하여 매진하자. 《J.F.케네디》

[2]달은 하늘의 사자(使者)다. 차가운 음기(陰氣)가 적재(積載)하여 물이 되고, 수기(水氣)의 정(精)이 달이 된다. 《유안 劉安/회남자 淮南子》

[3]달은 사람의 본성이다. 그러므로 구름을 벗어난 달은 그렇게 환하고 밝다. 《팔만대장경 八萬大藏經》

[4]더구나 채워지고 이지러지는 보름께의 달을 바라는 멋은 마음을 나누는 벗보다도 대화가 다사롭다. 《이병도 李丙燾/산사락사 山舍樂事》

[5]그믐달은 너무 요염하여 감히 손을 댈 수가 없고 말을 붙일 수도 없이 깜찍하게 예쁜 계집 같은 달인 동시에 가슴이 저리고 쓰리도록 가련한 달이다. 서산 위에 잠깐 나타났다 숨어 버리는 초승달은 세상을 후려 삼키려는 독부가 아니면 철모르는 처녀 같은 달이지만, 그믐달은 세상에 갖은 풍상을 다 겪고 나중에는 그 무슨 원한을 품고서 애처롭게 쓰러지는 원부(怨婦)와 같이 애절한 맛이 있다. 보름의 둥근 달은 모든 평화와 숭배를 받는 여왕 같은 달이지마는 그믐달은 애인을 잃고 쫓겨남을 당한 공주와 같은 달이다. 《나도향 羅稻香/그믐달》

[6]초승달이나 보름달은 보는 이가 많지마는 그믐달은 보는 이가 적어 그만큼 외로운 달이다. 객창 한등에 정든 임 그리워 잠 못 들어 하는 분이나, 못 견디게 쓰린 가슴을 움켜잡은 무슨 한 있는 사람이 아니면, 그 달을 보아 주는 이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는 고요한 꿈나라에서 평화롭게 잠든 세상을 저주하며 홀로 머리를 풀어뜨리고 우는 청상(靑孀)과 같은 달이다. 《나도향 羅稻香/그믐달》

【시·묘사】

[7]달아, 네 덕분에 낮과 같이 밝구나.

이렇게 밝게 해줘서 고맙다.

달아 네 천천한 황금빛의 번쩍이는 빛 덕분에 나는 티스비를 만날 수 있을 것 같구나! 《W.셰익스피어/한여름 밤의 꿈》

[8]위축된 달은

조그만 깃털처럼

멀리 만(灣)에서 굽이치고 있다. 《D.G.로세티/축복(祝福)받은 처녀(處女)》

[9]운행하는 달은 하늘을 기어오를 뿐

아무 곳에도 머무는 법이 없었다.

한두 개의 별을 거느리고 가만가만히 기어오를 뿐…… 《S.T.콜리지/늙은 선원의 노래》

[10]달빛은 뜨거운 바다를 비웃네

마치 사월의 흰 서리같이 퍼져 《S.T.콜리지/늙은 선원의 노래》

[11]밖으로 나가니

얼굴이 붉은 농부처럼 불그스름한 달이

담장을 넘겨다보고 있었다. 《T.E.흄/가을》

[12]오오, 우리 선조들이 조심스레 숭배하던 달

별들이 꽃다운 치장으로 그대를 뒤따르는

푸른 나라 높은 곳의 빛나는 궁전

내 늙은 셍티아 우리네 굴의 등불이여! 《C.P.보들레르/모욕당한 달》

[13]보라, 달이 떠오르는 것을,

동쪽에서 떠오르는 은빛 둥근 달

지붕 위에서 아름답게 비치는 유령 같은 달

거대하고 과묵한 달.《W.휘트먼/두 고병(古兵)을 위한 만가(挽歌)》

[14]이내 밤의 어둠이 스며들자

달은 경이로운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리하여 밤마다 경청하는 지구에게

그녀의 탄생의 이야기를 계속한다. 《J.애디슨/송덕가 頌德歌》

[15]얼마나 슬픈 발걸음으로, 오 달이여, 그대는 오르는가?

얼마나 고요하게, 얼마나 창백한 얼굴을 하고. 《Y.시드니/달에게》

[16]나는 달과 함께 거닐라네. 《T.도이블러/길》

[17]밤하늘에는

꿈꾸는 달의 숨소리 들리며.《H.카로사/집으로 가는 길》

[18]달은 마치 깜박이는 숯불 모양으로 눈 벌판 같은 안개 속으로 아주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A.생텍쥐페리/인간(人間)의 대지(大地)》

[19]나는 지난 밤에 나흘째밖에 되지 않은 달을 보았다. 흡사 그것은 꼬부라진 외과용의 봉합바늘 같았다. 《J.E.스타인벡/불만(不滿)의 겨울》

[20]서리 내린 듯 달빛이 맑다.

자다가 일어나 앉는다.

고개를 드니 산에 달이 걸리고

눈에 삼삼한 고향……

나는 그만 머리를 숙인다.

牀前看月光

疑是地上霜

擧頭望山月

低頭思故鄕 《이백 李白/정야사 靜夜思》

[21]하늘에 달 있은 지 그 몇 해던가.

잠시 잔을 멈추고 한 번 묻노니

사람이 뉘라서 저 달 잡으리

제, 도리어 사람을 따라옴을…….

하늘나라 선궁(仙宮)에 거울 걸린 듯

푸른 안개 걷힌 다음 밝은 그 빛깔!

초저녁 바다에서 두렷이 솟아나

새벽이면 남 모르게 사라지는 것.

봄 가을 여름 없이 흰 토끼는 약을 찧고

항아(姮娥)는 외롭지 않으랴. 이웃이나 있는다?

우리는 옛 달을 못 보았으되

저 달은 옛 사람 비치었으리.

그제나 이제나 사람은 흐르는 물.

그들은 저 달 보며 무슨 시름 잠겼으랴.

원컨대 노래하며 술을 마실 때

맑은 그 빛 황금 술통 길이 비치길.

靑天有月來幾時

我今停盃一問之

人攀明月不可得

月行却與人相隨

皎如飛鏡臨丹闕

綠煙滅盡淸輝發

但見宵從海上來

寧知曉向雲間沒

白兎搗藥秋復春

姮娥孤栖與誰疑

今人不見古時月

今月曾經照古人

古人今人若流水

共看明月皆如此

惟願當歌對酒時

月光長照金樽裏 《이백 李白/파주문월 把酒問月》

[22]달 속에 무엇이 있느냐

흰 토끼가 약을 찧고 있다.

月中何有

白兎搗藥 《전현 傳玄》

[23]달아 달아 밝은 달아

저게 저게 저 달 속에

계수나무 박혔으니

옥도끼로 다듬어

기와삼간 집을 짓고

자다 꿈을 깨어 보니

부모 생각 분명하다 《안악지방민요 安岳地方民謠》

[24]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노는 달아

저기 저기 저 달 속에

계수나무 박혔으니

옥도끼로 찍어 내고 금도끼로 다듬어서

초가삼간 집을 짓고

양친부모 모셔다가

천년 만년 살고지고

천년 만년 살고지고 《청양지방민요 靑陽地方民謠》

[25]쓸쓸한 찬 자리에 밤빛이 깊어 올 제

저 하늘 밝은 달은 우리의 마음인 양

떠나서 그리는 정을 비춰 주더라.

孔雀屛風翡翠衾

一窓夜色正苞苞

相思惟有靑天月

應照人間兩地心 《삼의당 김씨 三宜堂 金氏/달》

[26]저 달은 하나건만 두 곳을 비추네

우리는 떠나 천리 길 만날 바 없나니

밤마다 달빛을 따라 님의 곳을 갈거나.

一月兩地照

二人千里隔

願隨此月影

夜夜照君側 《삼의당 김씨 三宜堂 金氏/추야월 秋夜月》

[27]밤 깊어 고요한데 빈뜰엔 밝은 달뿐

마음은 씻은 듯이 깨끗하고 맑구나

마음이 고운 자태를 나는 본가 하노라.

夜久群動息

庭空皓月明

方寸淸如洗

谿然見性情 《정일당 靜一堂/밤에》

[28]하늘엔 구름 뜨고 수풀엔 달이로다

야삼경(夜三更) 북녘 달을 누워서 바라보니

임 계신 천리 먼 곳이 눈에 암암하더라.

天際浮雲片片橫

林光樹色喜新晴

臥看北麓三更月

遙憶西州千里情 《유한당 幽閒堂/달》

[29]반갑다 밝은 저 달 이 밤도 뜨는구나

저 달은 고금(古今) 일을 낱낱이 다 알으리

이 밤엔 누구누구가 울고 웃고 하는가.

亭亭新月最分明

一片金光萬古情

無限世界今夜望

百年憂樂幾人情 《일내홍 一朶紅/달을 보고》

[30]내 마음 베어내어 저 달을 맹글고자

구만리장천(九萬里長天)에 번듯이 걸려 있어

고운 님 계신 곳에 가 비추어나 보리라. 《정철 鄭澈/송강가사 松江歌辭》

[31]작은 것이 높이 떠서 만물(萬物)을 다 비추니

밤중에 광명(光明)이 너만한 이 또 있느냐

보고도 말 아니 하니 내 벗인가 하노라. 《윤선도 尹善道/오우가 五友歌》

[32]봉두(峯頭)에 솟은 달이 산중(山中)에 비치도다

구만리장천(九萬里長天)이 멀고도 높건마는

고산(高山)이 삽천(揷天)하니 돌 우으로 나는덧다. 《박인로 朴仁老/노계집 蘆溪集》

[33]님 보신 달 보고 님 뵈온 듯 반기노라

님도 너를 보고 날 본 듯 반기는가

차라리 저 달이 되어서 비추어나 보리라. 《이원익 李元翼》

[34]소선(蘇仙) 칠월 이 달이요 적벽강월(赤壁江月) 이 달이라

이 달은 그 달이나 그 사람 어디 간고

두어라 이 달 두고 감은 날 위한가 하노라. 《김영 金鍈》

[35]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

태백(太白)이 기경비상천후(騎鯨飛上天後)니 눌과 놀려 밝았는다

내 역시 풍월지호사(風月之豪士)라 날과 놂이 어떠리. 《무명씨 無名氏》

[36]달이 두렷하여 벽공(碧空)에 걸렸으니

만고풍상(萬古風霜)에 떨어짐 즉하다마는

지금에 취객을 위하여 장조금준(長照金樽) 하노매라. 《이덕형 李德馨》

[37]달이 있을 때는 저 본 듯 사랑터니

사랑은 달이조차 무정히 어디 간고

두어라 유신(有信)한 달이니 님 데리러 간가 하노라. 《무명씨 無名氏》

[38]달이 하 밝으니 삼경(三更)이 낮이로다

추풍(秋風)이 건듯 부니 만산(萬山)이 꽃이로다

잠깨어 허랑(虛浪)한 마음이 우줄우줄 하노매라. 《무명씨 無名氏》

[39]산촌에 밤이 드니 먼 데 개 짖어 온다

시비(柴扉)를 열고 보니 하늘이 차고 달이로다

저 개야 공산 잠든 달을 짖어 무슴하리요. 《천금 千錦》

[40]다락은 반공에 솟고 메들은 나직한데

난간에 기대 서자 어허 저게 달 아닌가

떨어져 물에 잠기니 유리 쟁반 같구나. 《무명씨 無名氏》

[41]봄 가을 없이 밤마다 돋는 달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렇게 사무치게 그리울 줄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달이 암만 밝아도 쳐다볼 줄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제금 저 달이 설움인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김소월 金素月/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42]봄날에 달을 잡으러

「밤」을 기어 하늘에 올랐더니

반쯤만 얼굴을 내다보면서

「꿈이 아니었더면 어떻게 왔으랴」 《주요한 朱耀翰/봄달잡이》

[43]가장 아름답던 달님의 마음이

이 때이면은 남 몰래 앓고 서 있다.

근심스럽게도 한 발 한 발 걸어 오르는 달님의

정맥혈로 짠 면사(面紗) 속으로서 나오는…… 《박용철 朴龍喆/월광(月光)으로 짠 병실(病室)》

[44]달과 구름――

그리움에 하냥 저렇듯 씻기어 지내니 고울 수밖에 《유치환 柳致環/달과 구름》

[45]담장 너머 지붕 저편

멀리 기울어진 서쪽 하늘 가

구슬픈 그대의 얼굴을 무념히 바라보며

나는 잠을 잃고 외로이 이 고요한 뜰 안에 서다

……

일찍 별과 별 사이를 지나 한낱 원하는 마음이 있어

포플러나무 저편 새벽을 바라보는 서쪽 하늘 가

고달픈 길 바람에 흐느끼는 그대를 따라

내 새벽 성(城) 그대의 길을 한정없이 더듬다.

머언 듯 가까이 어느덧 그대 내 곁에 와서

나로 더불어 새벽 하늘을 거울삼아 섰나니

나의 슬픈 눈자욱 드디어 흐리어서

그대 나의 얼굴이 되고 내 그대의 슬픔이 되다. 《김광섭 金珖燮/서천월 西天月》

[46]슬프다. 찬 달이여.

연기 낀 서라벌의

옛 하늘로 헛되이

네 먼 꿈을 보내는가.

……

어느 뛰어난 악공(樂工)이 있어

널 불어 홍량(弘亮)한 소리를 내어

창해(滄海)에 담뿍 어린 구름을

깨끗이 쓸지는 못하는가. 《신석초 申石艸/적 笛》

[47]순이 버레 우는 고풍(古風)한 뜰에

달빛이 밀물처럼 밀려 왔구나.

달은 나의 뜰에 고요히 앉아 있다.

달은 과일보다 향그럽다.

동해 바다 물처럼

푸른

가을

포도는 달빛이 스며 고웁다.

포도는 달빛을 머금고 익는다.

순이 포도 넝쿨 밑에 어린 잎새들이

달빛에 젖어 호젓하구나. 《장만영 張萬榮/달·포도(葡萄)·잎사귀》

[48]달을 베고 누우니

물 소리 은하(銀河)처럼

창(窓)가에 더욱 맑다.

눈을 뜨면

산이마에 뚜렷한 얼굴

눈을 감으면

물에 채여 부서지는 달 소리…… 《김해강 金海剛/금강(金剛)의 달》

[49]달아, 곱던 달아

이제는 내 것이 아니로다 《이동주 李東柱/산조 散調》

[50]밝디밝은 구월 보름달이 둥그런 얼음장 모양으로 남산 위에 걸리고. 《이광수 李光洙/가실 嘉實》

[51]떠오른 지 얼마 안 되는 하얀 달은 회색빛 구름 속에 숨었다가는, 흐릿한 얼굴 반쪽을 내밀고 감옥(監獄)의 높은 담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심훈 沈熏/상록수 常綠樹》

[52]전등을 끄고 자리에 누우니 영창이 유난히 환하다. 가느다란 벌레 소리들이 창 밖에 가득 차 흐른다. 「아!」 하는 사이에 나는 내 그림자의 발목을 디디고 퇴 아래 마당 가운데 섰다. 쳐다보아도 눈도 부시지 않은 수정덩이가 도시의 무수한 전등과 네온사인에게 나 보아란 듯이 달려 있다. 저 달이 생긴 뒤로 몇 사람의 마음이 그를 어루만지고 꼬집고 하였을까? 울기는 누구 누구며 웃기는 누구 누구? 원망인들 오죽 쌓였을라고. 그의 얼굴은 따뜻한 듯 서늘한 듯 쌀쌀하면서도 다정도 하다. 성결(聖潔)한, 숭고(崇高)한, 존엄(尊嚴)한 그의 위력에 나는 다시 내 자리로 쫓겨 들어왔다. 《이희승 李熙昇/청추수제 淸秋數題》

[53]하늘에는 별이 총총 박혀 있고 다볼산 꼭대기에는 초승달이 걸려 있다. 그리고 그 몹시 파리한 초승달에서 그는 그 푸른빛이 흐르던 「세례 요한」의 두 눈이 생각났다. 《김동리 金東里/사반의 십자가(十字架)》

[54]오늘의 나는 종일 이상스런 기분과 괴로움의 이유를 지금에야 알았다. 마당에 나가 보고, 열나흘 달이 차 있었다. 교교하다. 만월 때 내게 오는 달병. 《전혜린 田惠麟/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55]어두운 방 안에서 성냥불을 켜는 순간처럼 가을 달은 어째서 그렇게도 밝아만 보이는 것일까요. 《박영준 朴榮濬/허탈(虛脫)의 가을》

[56]무심한 달은 젖아기의 벙싯거리는 웃음과도 같이 잡티 없는 웃음을 가득히 싣고 감나무 가지를 타고 넘었다. 《박화성 朴花城/고향 없는 사람들》

[57]경포대의 달, 여기의 달은 셋이라는 것이다. 배를 띄워 놓고 여인과 함께 술잔을 나누노라면 중천에 달이 올라 솟는다. 올라 솟는 달은 못 속에도 잠기고 술잔에도 잠기고 여인의 눈에도 잠긴다는 것이다. 《최정희 崔貞熙/은은한 환희》

[58]달이 멀리 유성처럼 떠밀려 간다. 그리고 작은 등불처럼 어슴푸레 깜박거린다. 달은 다시 가까이 크게 둥그렇게 다가온다. 《박경리 朴景利/시장(市場)과 전장(戰場)》

[59]언뜻 보니 떡갈나무 잎에 숨어, 하늘이 비단필인 양 드리웠고 달이 산허리에 가만히 기대섰다. 어제 밤보다는 애수를 조금 잃은 듯했으나, 대신에 땅 치면 쟁그랑 쇳소리를 낼 것 같다. 《강경애 姜敬愛/약수 藥水》

[60]고목이 울창한 숲을 휘몰아 봇도랑의 맑은 물은 흘러내리고, 쉴 새 없이 물레방아 바퀴는 소리를 내며 돌아갔다. 여자의 몸에는 시원한 강물이 흘러들기 시작하였던 것이었다. 보름 지난 둥근 달이, 시작도 끝도 없는 긴 강물처럼 여자의 온 몸에 흘러드는 것이었다. 끝없는 강물이 자꾸 흘러내려 나중엔 달이 실낱같이 가늘어지고 있었다. 그 실낱 같은 달이 마저 흘러내리고 강물이 다하였을 때 여자의 몸엔, 손끝까지 그 희고 싸늘한 달빛이 흘러내려, 마침내 여자의 몸은 달 속에 흔근히 잠기고 말았고 그리하여 잠이 들었던 것이다. 《김동리 金東里/달》

【격언·속담】

[61]달도 차면 기운다. (*세상의 온갖 것이 한 번 성하면 다시 줄어든다는 말) 《한국 韓國》

[62]달 보고 짖는 개. (*어리석은 사람이 남의 언행을 의심하여 소동을 일으킴을 이르는 말) 《한국 韓國》

[63]그대는 달을 응시하다가 수채에 떨어졌다. *You gazed at the moon and fell into the gutter. 《영국 英國》

[64]달은 빛나건 빛나지 않건 간에 의연히 달이다. *The moon is a moon still, whether it shines or not.

[65]달이 변하듯 여자의 마음도 변한다. 《프랑스 혁명(革命)》

[66]달이 아무리 빛을 낸다 하더라도 어딘가에 어둠이 있게 마련이다. 《카메룬》

【고사·일화】

[67]태양신 헬리오스의 누이동생 셀레네는 달의 여신. 오빠 헬리오스가 하루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 그녀가 여행을 떠난다. 그녀 머리에 쓴 황금의 관은 캄캄한 밤 세계를 밝게 비쳐 준다. 큰 날개가 달린 셀레네 여신은 대양(大洋) 오케아노스에서 그 아름다운 몸을 씻고 으리으리한 옷을 입고 빛나는 말 여러 필이 끄는 마차에 올라 타고 하늘 높이 올라간다. 어떤 그림에는 말을 직접 타고 있다. 소나 나귀를 타고 있는 그림도 있다. 셀레네의 미모는 제우스 최고신의 사랑을 끌어 세 딸을 낳았다. 하나는 인간 세계에서 그 미모가 뛰어난 판디아, 하나는 「이슬」 에르세, 하나는 네메아. 「네메아 숲 사자」 역시 이 사랑에서 태어나 달에서 지상으로 떨어진 것이라는 전설이다.

[68]유곤(劉琨)이 진양(晉陽)에 있으면서 적의 포위를 당했다. 잠시 그 곤욕을 잊고 달빛을 따라서 누(樓)에 올라서 휘파람을 불었다. 적이 그 처연(凄然)한 소리를 듣고 물러났다. 《진서 晉書》

[69]소동파(蘇東坡)가 왕부인(王夫人)과 함께 앉아 있을 때에 왕부인이 말하기를, 「추월(秋月)은 쓸쓸하고 춘월(春月)은 평화로우니 봄의 달빛이 더 좋다.」라고 하니, 소동파가 기뻐하여 그 말은 시가(詩家)의 말인데 그대는 시를 아는 사람이라고 칭찬하였다.

[70]왕수재(王秀才)가 숭산(嵩山)의 산길을 걷는데 갑자기 길이 어두워졌다. 마침 한 사람이 노변(路邊)에 잠을 자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를 깨워 일으키니, 「그대는 칠보(七寶)가 합성(合成)되어 있는 달을 아느냐? 달의 모양은 둥근 고리와 같은데 햇빛이 그 요처(凹處)에 반사하여 빛을 발하는 것이다. 그리고 달에는 팔만 삼천 호의 인가(人家)가 있어 늘 달을 도끼로 다듬는다. 내가 바로 그 중의 한 사람인데 옥설반(玉屑飯)을 먹고 산다.」고 말하고는 갑자기 흔적을 감추더라. 《유양잡조 酉陽雜俎》

【어휘·명칭】

[어휘] (1)세환월장재(歲換月長在):해는 바뀌어도 달은 길이 있음. (2)설월사창(雪月沙窓):깁으로 꾸민 고운 창에 비친 눈과 달. (3)일체청명(一體淸明):한결같이 맑고 밝음. (4)완월장취(翫月長醉):달을 벗삼아 술에 오래도록 취함. 달을 즐기며 늘 술을 벗삼음. (5)화조월석(花朝月夕):꽃 피는 아침과 달 뜨는 저녁. 곧, 경치가 좋은 시절을 일컫는 말. 조화월석(朝花月夕). (6)월명장안(月明長安):달 밝은 서울. (7)청풍명월(淸風明月):맑은 바람 밝은 달. (8)공산추야월(空山秋夜月):사람 없는 빈 산에 외로이 비치는 가을 달. (9)야광명월(夜光明月):밤에 빛나는 밝은 달. (10)아미월(蛾眉月):음력 초사흗날의 달. (11)정영침벽(靜影沈璧):달이 잠잠한 물결에 비치는 모양. (12)월하(月下):달빛이 비치는 곳. (13)설월야(雪月夜):눈이 내리는 달밤.

[이칭] (1)태음(太陰) (2)월구(月球) (3)섬여(蟾侯) (4)섬토(蟾兎) (5)소아(素娥) (6)옥륜(玉輪/元塡의 月詩) (7)옥섬(玉蟾/王棨의敭風至賦) (8)옥토(玉兎/韓琮의 詩) (9)요대(瑤臺/離騷) (10)은섬(銀蟾/白居易의 中秋月詩) (11)월훈(月暈/孟浩然) (12)토영(兎影) (13)금추(金樞/木虛의 海賦)

[종류명칭] (1)초승달:초승에 뜨는 달. 신월(新月). (2)상현(上弦)달 (3)보름달:보름날에 뜨는 둥근 달. 만월(滿月). 망월(望月). (4)하현(下弦)달 (5)그믐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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