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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白藝術

샘물처럼

by 나무에게 2013. 12. 24.

 

 

[샘물처럼]

 

땀을 흘러라. 내가 좋아하는 일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면
머리에서 샘물처럼 그렇게 땀으로 환희가 쏟아진다.

밤안개가 새벽까지 그 산을 지켜내고 있었다.
마치 오래된 중세의 성을 에워싸고 있는 어떤 기운처럼
안개에 둘러싸인 소나무는 하나같이 수묵화로 그려져 있다.
안개의 여백에 소나무의 붓질,
좁고 넓거나 바르고 비뚤거나 가늘고 굵은 채
모든 시야를 안개가 두르고 소나무만 나를 지켜내고 있다.
안개와 소나무에게 반가운 인사와 수다를 떠는 동안
머리에서 기분 좋은 땀이 샘물처럼 쏟아진다.
새벽 산행에서 만나는 느낌을 사랑한다.
매일 다르지만, 늘 나를 되돌아 보고 확인할 수 있는
그곳은 수행의 길이고 사색의 공간이다.
내 안에 채 자리잡지 못해 서성대는 생각들을 쏟아내는 중이다.

새벽산행 청련암에서 나무와
이천십년이월스무엿새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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