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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함께

電線 아래 낮은 위요

by 나무에게 2015.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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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가로수 심는 것은 쉬웠으나 관리는 어렵다. 숲에서 살다가 숲을 베어내고 도시를 만든다. 도시를 살다가 숲을 찾는다. 숲으로 들기도 하지만 숲을 만들기도 한다. 빠른 추진력으로 세계적인 치산녹화를 자랑하는 나라다. 그 동력을 중국과 몽골에 수출하자고 수런댄다. 그런 여력과 기술, 고급 인력이 즐비하다. 마차가 다니던 신작로에서 차량 가득한 도로로 거듭나는 동안 가로수도 몸살을 앓는다. 급한대로 식재한 가로수들의 대부분은 몇 번의 교체를 거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1991년 12월 말,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2백만 그루의 가로수가 식재되어 있고, 은행나무(36.3%), 플라타너스(17.6%), 수양버들(4.3%), 벚나무(5.3%), 현사시(7.3%), 포플러(9.5%) 등 6개 수종이 전체 70여종의 가로수 중에서 80% 이상을 차지하였다. 이는 5년전 1986년 현황과 비교할 때, 은행나무는 거의 2배 가까이 증가하고, 벚나무는 다소 증가, 나머지는 줄어든 현황이다. 다시 23년이 지난 2014년 현재 총 6백만 그루 중 벚나무(22%), 은행나무(16%), 이팝나무(6%), 느티나무(6%), 무궁화(5%)의 순으로 조성된 현황과 대비된다. 벚나무 가로수가 1백4십2만본으로 전체 6백만 그루의 22%로 급격하게 증가한 것이다. 이외에도 플라타너스(5%), 배롱나무(5%), 단풍나무(5%), 메타세쿼이어(2%), 곰솔(2%), 백합나무(1%)이며, 기타 이외의 수종이 1백5십9만 그루로 전체의 25%를 차지한다.

 

가로수는 도시숲이다. 대기정화 및 소음경감, 토양침식방지 등의 기능을 고려하여 생장력과 맹아력이 비교작 강하고, 바람에 잘 쓰려지지 않는 향토수종과 환경오염에 강한 수종을 사용한다. 그러면서 미적인 측면을 꼼꼼히 따져서 식재한다. 그러나 이미 식재된 가로수를 교체하는 일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가로수란 「도로법」 제8조에 따른 도로(고속국도 제외)와 보행자전용 도로 및 자전거전용도로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도로의 도로구역 안 또는 그 주변지역에 심는 수목을 말한다(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도로법」 제 8조에 따른 도로는 일반국도, 특별시도․광역시도, 지방도, 시도, 군도, 구도를 말하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도로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제2조제2항제1호에 따른 보행자전용도로 및 자전거전용도로 「농어촌 도로정비법」 제4조에 따른 면도 및 리도를 말한다. 「도로법」에서는 가로수를 도로부속물의 하나로 정의한다. 도로부속물이란 도로의 방호울타리, 가로수 또는 가로등으로서 도로관리청이 설치한 것(도로법 제2조)이다. 도로를 신설하는 행정기관은 그 도로에 가로수를 조성하여야 하며, 도로의 설계단계에서부터 가로수를 심을 공간을 반영하여야 한다(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1조).

 

벚꽃 천지인 봄날의 도로는 명승지일수록 길가에 나앉은 주차장이다. 벚꽃 휘날리는 도로에 멍석을 깔고 둘러 앉아 김밥을 털고 있는 풍경이 낯설지 않다. 벚나무 가로수 증가는 지방자치단체마다 벚꽃 휘날리는 명승지의 가로수를 꿈꾸기 때문이다. 관광 사업은 어느 지자체이든 꿀맛나는 유혹이다. 그러나 이미 있는 가로수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일에는 미흡하다. 수원시는 다르다. 벌써 10여년 넘게 도심 가로수의 관리를 체계적으로 운영한다. 혹자는 애쓴다고 측은하게 바라보기도 한다. 그러나 가로수의 수형을 가로 경관의 차원에서 도시의 구조물과 조화롭게 어울리게 개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미 주요 10대 가로수에 대한 '수형관리 매뉴얼'이 작성되어 현장 지침서로 활용되고 있다. 여기에는 수형 유지 및 경관 연출을 위한 가지치기 등 기술적 사항이 포함되어 있다. 기존의 몽둥이만 남기던 플라타너스나 강한 전정 작업이 개선되고 있다. 경관을 되살리기 위한 시민의 민원이 증가되고 있는 것이다. 가로수의 주요 민원을 보면 '간판 가림 및 일조권, 전선과의 경합, 도로 파손, 강한 가지치기로 인한 경관 훼손, 병해충, 수종 교체, 생육 상태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수원의 남문을 향한 지동종합시장 가로수인 은행나무는 이제 수형이 얼추 자리 잡았다. 수형은 구형이다. 전선과의 경합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구형이기에 보는 각도와 시선의 변화에 의해 간판 가림의 정도가 줄어든다. 특히 경관을 차분하게 이끌어줘서 사람의 정서를 공처럼 둥근 마음으로 되돌린다. 뾰족한 시설물을 보면서 자라면 사람의 성격도 날카로워진다. 공처럼 둥근 은행나무 가로수 수관의 점진적인 반복은 편안한 리듬감을 준다. 사람의 성격도 부드럽고 원만하여 배려와 존중의 성격이 자란다. 다른 방법을 더 찾을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최선이다. 구형 은행나무라니, 은행나무의 천연의 모양을 고친 것에 대한 거부감에 앞서 도심지에 심겨졌던 은행나무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도심 상업 지구에 길 양쪽으로 이끌어가는 전선을 나무랄 수 없다. 전선 아래 단정하게 위요된 은행나무를 그래서 반긴다. 은행나무, 맹아력 무척 강하다. 나는 은행 묘목으로 분경을 만든 적이 있다. 야산을 만들고 숲을 표현하였다. 제법 소품 분재로서의 격을 갖출 수 있음을 증명하였다. 강한 맹아력이란 결국 더 다양한 인위적 수형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은행나무는 어린 묘목으로 식재하여 일찍부터 산울타리로도 활용할 수 있다. 쥐똥나무, 개나리, 사철나무, 무궁화 위주에서 더 다양한 산울타리 수종이 개발되어야 하는 이유다. 나무가 만들어 내는 문화적 속성이 도시 경관의 다양성을 촉진한다. 그런 의미에서 스트로브잣나무 산울타리도 성공적인 것을 확인한 적이 있다. 참느릅나무 산울타리도 성공적으로 확인하였다. 그렇다면 소나무류도 일찍부터 전정에 의해 수형을 조절한다면 산울타리 조성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도로의 성격마다 다르지만, 교목의 가로수만 덜렁 사방 1미터 수목보호대에 갇혀 달랑거리는 것보다는 그 아래 산울타리를 포함한 꽃길 유도 등 다양한 식재 기법이 조합되어야 한다. 도로가 나름대로 정체성을 가진다는 것은 가로수의 산울타리 등이 만들어내는 독보적인 랜드마크를 지녔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훈원 탑에서 경기도 교육청 짧은 도로 가로수가 상수리나무인 것은 그런 면에서 대단한 랜드마크를 지녔다. 짧은 구간이지만 강렬한 인상을 준다. 마찬가지로 지동종합시장에서 남문인 팔달문까지의 은행나무 둥근 구형 가로수가 지니는 다양한 스펙트럼은 파장이 더욱 확산될 것이다.

 

출처 : :::사이SAI:::조경문화교육공동체
글쓴이 : 나무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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