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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禪達茶會37

가이락기락야 가이락기락야 可以樂其樂也 술을 즐긴다는 건 술 마시는 순간을 놀이처럼 여겨 후련함을 만끽하고자 함이다. 세상 모두가 제 뜻이 서려 제 안에 가두어 둔 생각만 넘친다. 내 것을 너에게 주고 네 것을 내가 얻는 데 드는 공력에 비해 더디고 둔하다. 움츠렸다 뛰듯이 기다리고 있다는 건 어찌 보면 음흉하다. 상대의 심리를 읽고 헤아려보는 따스함이 아쉽다. 정감은 그렇게 탄생하여 진한 여운이 되고 감동으로 적립한다. 그게 아니라 역으로 제 이로움을 챙기려 사람의 허술함을 좇는다면 반드시 후환이 있어 설명할 수 없는 찝찝함이 계속 누적된다. 내 것은 안으로 감춘다. 아니다 내놓을 게 없다. 그러니 갈무리도 없다. 제 하는 많은 일정과 약조는 제 것이다. 다만 순간을 놀이처럼 순수하였던 동일시의 관계가 달라졌다. 그.. 2024. 3. 23.
추모의 헌다 추모의 獻茶#茶緣茶事 추모의 헌다獻茶는 늘 황차이다. 근래 보이차로 급격하게 변모한 차생활에서 그나마 부모님께 올리는 헌다가 있어서 반발효차인 고뿔차, 황차의 구수함에 스민다. 매일 녹차로 이어지던 차생활에서 황차를 만난 것도 엊그제 같은데 모든 게 아득히 멀다. 때가되면 잊지 않고 황차를 제다하고 일 년치 헌다와 차생활에 가깝게 품는다. 작년에는 남은 게 있어서 건넜지만 올해는 때 기다려 제다에 들 일이다. 차의 향이 다시 일어나 향에 취하고 목넘김 또한 짙은 바디감으로 온몸을 휘감는다. 서너 주전자에 등에서 모락모락 김이 오른다. 차의 기운이란 이런 것이다. 맛만 좋고 몸이 반응을 하지 않는 여러 차들과는 결이 다르다. - 이천이십사년 정월 열이튿날, 월백다원 2024. 1. 13.
주당들은 다 혼자 노나 보다 바짝 마른 옮겨 심은 나무를 자주 바라보았다.처음 식재할 때 충분한 크기의 구덩이와 죽쑤기로 기반을 다졌다. 해서 견뎌내는 동안에도 내 시선은 안도였다. 끝이 타듯 전체의 윤기가 사라지는데 도저히 가만둘 수 없을 때서야 관수 호스 30미터짜리 4개를 동원한 것이다. 물 준 다음날 .. 2017. 6. 8.
낙도망빈으로 새겨지다. 찻잔을 바꾸고 황차를 우렸다.이른 시간 혼자 마주하는 차는 어제를 고친다.주전자에 물을 갈고 흐트러진 차도구를 손 가깝게 다시 정돈한다.뭐가 바빴는지도 모르게 후딱 유월을 코앞에 둔다. 진천의 일거리를 잔뜩 짐처럼 매고 다니면서. 주옥같은 일상을 어그러짐 없이 매긴다. 내일 .. 2017. 6. 8.
길들여진다는 것 차 한 잔 축인다. 여전히 돌고 돌아도 황차로 오면 더 반갑다. 내 6번째 시집 '천년의 숲에 서 있었네'에 란 시가 그랬다. 구기자나무 잎을 훑어내면서 가시와 신경을 날카롭게 다뤘는데, 이때 가시의 방향과 결을 느꼈고, 공진화라는 인류의 위대한 깨달음에 전율하였다. 개념을 아는 것과 일을 통해서 그 개념의 겨드랑이까지 날 것으로 만난다는 게 그래서 지극한 행복이다. 황차 역시 내게는 길들여짐의 또 다른 개체이다. 그렇게 오래된 이야기 하나를 집어냈다. 어느날 구기자나무 잎을 덖어서 차를 만들어 보려했던 어느 단편이다. 차 맛은 추천하고 싶지 않았고, 가시와의 신경 날카롭던 순간의 몰입에 대하여는 기억 새롭다. 모든 기호도 길들여짐이다. 그러니 길들여짐에 반발하는 내적 성숙의 목소리 또한 시들지 않는다... 2017. 3. 28.
공간의 위계 공간은 길을 열고, 길은 서로 이으면서 공간을 만든다. 주전자를 놓고 서로의 관계를 재형성하며 이어주니 새로운 의미로 공간을 만든다. 일상처럼 두었던 족자 몇 개 바꾸었더니 새 공간으로 일신한다. 어둡고 과한 손짓이 맑고 단아해졌다. 그냥 바라보는 게 아니라 달리 바라보는 잠깐.. 2017. 3. 21.
쓰임새 깨어 있을 때 쓰임새에 대하여 조심한다. 차 한 잔의 쓰임새가 입을 통하여 온 몸을 덥히는 일 뿐이겠는가. 다산이 논에 연을 심은 사람과 연 심은 곳을 높여 벼를 심은 사람에 대하여 말했다. 다산의 실학과 실사구시적 성격이 그러하다. 벼를 더 심는 일과 연을 더 심는 일의 물질과 정신.. 2017. 3. 13.
절로 피는 꽃 오랜만에 여유로운 생각을 펼친다. 금요일 아침이다. 통과 의례처럼 겪는 일들이 많다. 고스란히 받아 들이기를 의례라고 여긴다. 이조차 스트레스였던 젊은 시절이 있었다. 자연스러워지기까지 묵은 시간들이 필요했던 거다. 오늘 환영회에 들렸다가 동기 모임인 홍천으로 향한.. 2017. 3. 10.
꽃과 나무 준비라는 게 없이, 설렁설렁 시간이 흐르고 맞춰 가는 과정에서 슬금슬금 부족한 것들 주워다 꿰고 하다보니 아직도 하루씩 부족한 것 찾아 제자리에 두기 연속이다. 물을 떠다 두고, 퇴수기를 마련하는 두 과정 사이에 진진한 어수선함이 스쳤다. 예전과 달리 즉시 해결하는 것 보다는 .. 2017. 3. 8.
그때 하지 못했던 일 8년전 2010년, 이곳에서 하고자 했던 묵은 생각을 끄집어낸다. 달라진 게 없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거의 전 시간을 수업으로 달려오다 금요일 오전, 잠깐 시간이 난다. 그때 이 시간을 학교 정원에 투입하기로 했다. 하기야 주말 조경식물 재배실습장의 풀도 새벽에 나가 뽑았다. 순수.. 2017. 3. 8.
첫 날처럼 새롭다. 밤새 이 새로움 때문에 뒤척였다. 개벽하여 일과처럼 첫 날이라 여기며 자리한다. 이제 빙 돌아 제자리다. 황차를 진하게 우린다. 묵직하고 쓰다. 켜지지 않는 것 연결되지 않는 거 깜빡대는 형광등, 여기 저거 눈길이 머문다. 벽에 걸이 화분을 매단다. 녹을 가까이 하려 함이다. .. 2017. 3. 2.
골격 지난 밤에는 보이숙차를 우려 곡차와 함께 차곡차곡하였다. 멈추고 막히는 데에는 여러 경로가 있다. 어떤 자극에 이끌리든 최종적으로 내부적인 각성에서 받아들이는 기작이다. 스스로의 선택이다. 그래서 체념이 된다. 더 이상의 공급을 차단하는 행위다. 기미와 전조 증상이 .. 2017. 2. 28.
눈길 그윽하여 벅찬 날 할 말 많고 의미도 많아서 참았다. 지나간 일에 대하여 더 이상 왈가왈부하는 것은 사내답지 못하다 여긴다. 누군가 옛 일을 이야기 한다고 해도 자리를 피해야 한다. 그 잠깐에 바뀐 게 많다. 누구는 이런 생각, 누구는 저런 생각,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펼쳐졌다. 다 못 본 체 한다.. 2017. 2. 23.
진천에서 봄이 다가오다 일찍 도와주겠다고 생각한 것은 그가 후배였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유난히 그쪽 경치가 궁금했다. 가 본 적 없이 지나쳐 본 기억만 있다. 그래도 몇 군데 간헐적으로 들먹이기도 했다. 익숙한 영동고속도로에서 절반의 시간 나머지 절반의 시간 소요되는 여정이었다. 도면으로 설.. 2017. 2. 22.
차고 엄해야 허리를 곧게 편다. 입안에 가득 마른 타액으로부터 밤새 안녕이라고 인사를 받는다. 새로운 환경으로 진입할 때마다 몸살이다. 그제 내린 밤비, 아님 섭생, 이른 아침 찬기운, 겨우내 추운 과학관에서의 하루 등등이 연합하여 뼈마디를 골고루 쑤시게 했다. 절로 와병 모드로 돌입.. 2017. 2. 21.
국화주 입고 반말통 2개를 받아 입병하니 24개가 된다. 와인셀러에 20병을 누이고 김치냉장고에 4개를 사과 위에 눕혔다. 조금씩 남는 찌끄러기를 들이키니 하루가 거양되듯 내 안의 햇살이 가득했다. 역시 들뜨는 게 실속없다. 그래도 들떠본다는 건 귀한 선물이다. 여태 속절없이 거양되는 기.. 2017. 2. 17.
오리나무 네 번 쏟아내는 별로 참호는 추위를 잊게 했으나 잠시 눈을 뜨니 입이 메말라 아득한 태초의 언어로 밤새 방언을 일삼은 게다. 입이 쩍마른다. 이제 혼절에서 깨어나고 있다. 따뜻한 차로 마른 몸에 시들지 마라고 벌컥이듯 우기로 돌입한다. 밤새 쥐어짜듯 빠져 나간 건 칠흑같은 해저.. 2017. 2. 16.
광목과 무명 차살림 합치는데 이런저런 맺고 끊음의 이치가 꽤나 작용된다. 지닌 것을 펄치는 게 쉽지 다시 제 용도로 구별하는 건 찬찬하다. 다포를 삶고 다림질한다. 광목과 무명의 질감이 편안하다. 묵직하면서 적당히 찻물 들어 애착이 간다. 누에에서 뽑은 비단과 목화로 만들어진 무명은.. 2017. 2. 14.
결정 #차이야기 #황차 #차명상 #선달차회 포장지의 지끈을 풀고 오동나무 상자를 여니, 3개의 황차가 담겼다. 그 중 하나를 오려 세로 꺼낸 현암도요의 다관에 우린다. 차봉지에 오늘 날짜로 개봉하였음을 명기한다. 소소한 기록이 사유를 이끌어내더라. 오려낸 차봉지의 향이나 우려낸 황차 특.. 2017. 1. 26.
외면 아무것도 아닌 겨울, 걷는 일에서 저만큼 멀리 떨어져 있는 사이, 마디마다 녹슨 언어가 쟁긴다. 애쓰지 않고도 아무것도 아니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은 긴장 없이도 긴장할게 없다는 사실로 치환된다. 생각은 자꾸 허공의 아지랑이처럼 흩어지고 알맹이 없이 지나가는 일상에서 일.. 2017. 1. 24.
형태를 이루는 것들 스스로 운행의 묘를 살펴 적폐가 되지 않도록 애쓴다. 차를 우리면서 준비하고 앉아 고요한 장면에서 줄기를 찾는다. 아침부터 말도 되지 않는 기각이라는 어수선으로, 그 어이없음으로 실소에서 실망으로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냐던 오래된 지혜조차 외면되는 사통팔달이어야 할 세상.. 2017. 1. 20.
늘 그만큼 지니는 황차 #선달차회 #차이야기 #teastory #차명상 항아리 몇 개 더 있었으면 했던 계절이 저물어 눈에 띄게 줄어든 황차를 우린다. 어김없이 늘 그만큼의 맛을 안긴다. 오래된 친구를 만나듯 변함없이 익었다. 살짝 무게를 주면서 입가를 동시에 파고드는 단맛이다. 여운이 깊다. 가공의 깊이보다는 아.. 2017. 1. 16.
이제 겨우 숨 돌리고 내내 정리하고 또 흐트려 놓는다. 그 자리라는게 주어짐이 아니라 등장과 퇴장의 잠깐 사이에 놓였다. 개미굴에 들락대는 일개미와 다를바 없다. 내 것이라고 주어짐이 우스운 까닭이다. 선호라는 게 추구하는 대상에 달려 있겠지만 결국 손 타는 국면과 상황이 그이의 진면목으로 작용.. 2017. 1. 9.
경쾌한 붙잡음 짐 정리하다 획득한 차마고도차, 바짝 마른 낙엽처럼 가볍다. 압착되었다가 풀려 나와 자유로운 잎새로 소소하게 담겨져 있다. 뜨거운 물로 우리면 다섯 번 정도까지는 차 기운이 고스란히 소주천을 이룬다. 비우고 버려내면 이처럼 날렵해질까. 눈으로 바라보던 낙엽의 가을이 .. 2017. 1. 6.
굵은 줄기의 황차 2016. 8. 22.
2015년 3월 2일 오후 09:40 첫날, 모든 것이 서툴고 애둘러 있다. 그래도 밀었다. 운전 좋아하지 않지만 애써 공적인 흐름일 것이라고 간주한다. 천지가, 세월이 다 그 속에 있으니 어찌 피할까. 하루 마쳤다. 다녀와서 한 잔 했다. 여주서 유혹은 있었지만 거치지 않고 왔다. 아직 이곳 저곳 그 길을 어찌 다닐까 궁리.. 2015. 3. 2.
2015년 2월 27일 오전 05:46 안강병원. 안강이라는 명의. 원무팀 접수대 앞에 앉아 홍보 동영상 시청. 쪼그려 앉아 방을 쓸고 다니던 할머니 시술 후 벌떡 일어나 걷는다. 기적같은 일들이 여기저기. 엑스레이 허리와 엘보, MRI 외부 병원. 들어갈 때 지하에서 안내하는 이들. 모두 한결같이 대우 받는다는 느낌을 콱콱 .. 2015. 2. 27.
2015년 2월 26일 오전 08:29 MRI촬영. 일근에게 아침전화. 여주 전화해야 할 듯. 10시에 박상진교수, 허남주대표. 어제 황석중박사께 전화했으나 열려 있지 않음. 아침에 한 번 더 전화해봐야 할 듯. 와룡매, 1991년 박한동 교장. 그래도 와룡매 자목을 한동매라고 한 것은 좀 그렇다. 1997년 남산 환도식 등을, 핑크매와 백.. 2015. 2. 26.
2015년 2월 25일 오후 05:37 미국 간 하늘이 빈자리가 집안을 고요하게 한다. 병원진료결과가 괜찮은 편이라고 아내가 말한다. 대취하고 기분좋게 마시라 했다. 아직도 몸에서 술이 짜진다. 서서히 마의 시간 오후 5시를 넘기고 있다. 서울 안강병원에서 예약하잔다. 내일 오후 2시 한아리선생님 지인이라고 하면 된.. 2015. 2. 25.
Alfi 보온 도시락과 Slim 보온병이에요. 최근에 알피에서 나온 보온 도시락 문의하신 분들 많이 계셨지요. 더불어 여기에 잘 어울리는 알피 슬림 보온병도 함께 보여 드릴께요. 1.보온 도시락 (Food Jar).스텐레스 이중벽으로 되어 있어 완벽한 보온과 보냉을 해 주어요. 그래서 아이들 이유식이나 소풍갈 때 또 남편들의 점심밥과 국이나 스프, 불고기등의 반찬이나 샐러드도 넣어 오래도록 뜨겁게 또는 알맞은 온도로 즐길 수 있어요. 0.5리터와 0.75리터 두 가지가 있어 선택할 수 있답니다. 2.슬림 보온병으로 보온 보냉의 일인자랍니다. 0.5리터와 0.7리터 두 가지에요. 위의 도시락과 함께 한 세트로 하심 완벽하지요. 위의 두 가지 제품 모두 쉽게 깨지지 않게 만들었대요. 음, 보온병 2개나 진공도시락 2개 또는 보온병과 도시락 각 1개씩 해.. 2012. 7.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