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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함께

전문계 고등학교에서의 효과적인 교수-학습 전략

by 나무에게 2013. 12. 24.

전문계 고등학교에서의 효과적인 교수-학습전략

(여주자영농업고등학교, 교사 : 온형근)


1. 들어가는 말

전문계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은 일반계고등학교의 입시 위주의 교육과정과 차별되는 부분이 많다. 전문계고등학교는 국민공통교육과정 이후에 전문학과나 코스 중심으로 해당 전공 영역으로 분류되면서 그에 합당한 교과목을 이수한다. 기본적으로 전문과목 공통 교과에 해당하는 영역을 입문 과정으로 이수하고 나면, 다시 보다 심화과정의 교과목을 이수하게 된다. 이론적으로는 공통보통과목의 충분한 소양을 갖춘 후 전문 공통 과목과 심화 과목에 임해야 하지만, 아무래도 충분한 역량을 계통을 지니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학생들의 기초교과목의 성취 실패에 따른 영향일 수 있다. 수업에 임하는 태도와 잘못된 수업 습관의 관행적 이행 등이 그 원인이 될 수 있다.

2. 전문계 교과의 교수-학습 전략

가. 쿼터리즘과 군강

전문교과의 교수-학습 방식은 일반 보통교과 교수-학습방법과 많이 다르다. 그 첫번째가 학생과 만나면서 어떤 목표를 추구하고자 할 때, 제일 먼저 봉착하게 되는 집중력의 문제다. 집중력이 강하고 리듬을 타면서 길게 이끄는 사람의 교육 활동의 강도는 무척 크고 강하다. 그러나 약하고 산만할수록 교육 활동의 강도는 제한되고 어렵고 빈약할 수밖에 없다. 전문계 교사는 그 집중력의 정도를 빠르게 스케치하듯 파악하고 주어진 시간의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 이것이 지금까지 내가 교실에서 해왔던 전문 교과 교사의 교육적 자질이라 하겠다. 잠깐 동안 5분이라도 집중하게끔 하는 노력을 등한히 하면 안된다는 말이다.

음악을 듣는데도 허튼 가락으로 듣는 것과 알찬 가락으로 듣는 게 있다고 한다. 이를 일반적으로 쿼터리즘(quarterism)이라는 말로 대신한다. 한가지 대상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은 15분 정도라는 것이다. 몰입이란 모든 긴장과 감각을 함께 동원하는 어떤 행위를 말한다. 그러니 살아가는 방식도 온전함보다는 비워야 할 일이 더 많은 것이다. 온전함이 1/4이면 비워둠이 3/4이면 마땅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모든 평가는 반대다. 그러니 그 공백을 채워야 하는 일이 전문교과 교사와 학생의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 되는 것이다. 문제는 1/4과 3/4의 사이에 무엇을 끼우고 뺄 것인가를 따져보는 일이다. 이것이 교사의 몫이다. 수업목표를 설정하고 서로 다른 다양한 성취동기를 가진 학생들의 수준을 고려하여야 하고, 이를 몰아서 교수-학습하는 게 아니라, 4개 정도의 매스(덩어리)로 나눈다. 이것을 나는 군강群講(무리지어 가르치기)이라고 이름한다. 1차시에 4개 정도의 덩어리로 나누어 집중력을 높이게 하고 흥미를 고양시키고자 함이다.

나. 데몬스트레이션 강의법

행동 유형에 따른 교수법 중 시범법이라고 말하는 데몬스트레이션 교수법이 있다. 내가 가르치는 교과 중 하나인 조경 전문 교과에서 주로 행하게 되는 교수-학습법이다. 가령 수목을 굴취한다고 했을 때, 이를 교실에서 기본적인 이론을 2시간 정도 실시하고, 실제 현장에 가서 조를 편성하여 나무를 굴취하는 실습 수업을 하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교사가 교실에서 파워포인트, 사진, 동영상 등의 교육 자료를 가지고 설명한 것으로 학생에게 '배운대로 해 보라'고 요구하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살아 있는 생물을 대상으로 하는 실습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때, 교사는 직접 학생이 잘 볼 수 있는 곳에서 굴취 과정에 따른 순서에 입각하여 실제로 나무를 캐면서 해당 부분마다 주의할 점과 강조할 점을 설명하여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혼자 데몬스트레이션하고 있다는 분위기를 보이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매 순간마다 학생의 이름을 호칭하면서 집중의 정도를 파악하고, 질의 응답을 섞어가면서 시범법에 의한 교수-학습 방법을 진행하여야 한다. 그런 연후에 학생들의 조별 편성과 주어진 나무, 그리고 순회 평가에 임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교육의 효과가 매우 커진다는 것을 수없이 경험하게 된다. 문제는 데몬스트레이션을 할 수 있도록 교사가 그 일을 수없이 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뒷짐만으로 입으로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조경제도나 조경설계도 마찬가지다. 먼저 데몬스트레이션으로 시연을 해 준 후에 순회하며 1:1 지도에 임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다. 온라인 테스트를 활용한 ICT 활용 교육

전문계 고등학교인 본교의 학생들에게 인터넷으로 학습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 주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기초소양이 부족할 경우, 검색 엔진을 이용하여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매우 좋은 매체이기 때문이다. 카페를 개설하고 연도별, 교과별로 게시판을 만들어 다양한 과제를 수행하게 한다. 때로는 개념, 사진을 요구하기도 하고, 특정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댓글로 짧게 달게 하기도 하면서 온라인이 게임이나 심심풀이가 아니라 긴장된 수업 방식의 연장일 수 있다는 것을 체험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하여 학생들은 스스로 학습하는 방식, 지금까지와 다른 의젓한 학습 경험을 지닌 채, 학습에 임하게 된다. 특히 일정 기간마다 온라인 문제풀이를 실시하여 주어진 기간 동안 그 문제를 풀 수 있는 습관을 가지게 한다. 무엇보다도 교실이 아닌, 주어진 장소가 아닌, 다양한 현장에서도 학습을 할 수 있다는 개념의 부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또한 공부하는 주체에 대한 자기 점검이 가능하기도 하다.

3. 나가는 말

효과적인 교수-학습법은 참으로 많다. 그러나 이것은 본인이 직접 학교 현장에서 그것도 전문계고등학교 조경 교과목의 교수-학습 방법으로 주요하게 사용하는 교수-학습 전략인 것이다. 물론 이외에도 전통적인 강의법이라든가, 집단 토의, 실험 지도, 세미나식 수업, 문제해결 학습법, 기타 관련 동영상을 응용한 개념의 확장 등 다양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꼭 필요한 교수-학습 전략으로 위의 3가지를 정리한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위의 3가지 전략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보다 교사의 몸을 많이 움직이게 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 학생들의 수업목표에의 도달 정도를 평가했을 때의 기쁨은 매우 크다. 직접 해 보지 않고는 측정되어지지 않는 영역일 수 있다. 그러나 반드시 실천했을 때의 성과가 크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전문계 교과의 교수-학습 기법에는 실사구시의 실천 덕목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말과 다름없다. 교사가 실사구시할 때, 학생들도 구김살 없이 그 실사구시 항목에 익숙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