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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白藝術

정병례, 봄비2006_어라, 이눔이 벌써

by 나무에게 2013. 12. 24.

 

 

고암 정병례(새김예술가, 설치미술가, 환경미술, 전각가)
작품명/사이즈 :  봄비2006(25*35.5)
내용 : 봄의 기운이 생동하는 것을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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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이눔이 벌써]


녹색의 산에서 나무들이 싹을 틔우고 있다. 비는 비구름 바로 아래에서 쏟아진다. 이른바 봄비가 내린다. 지상의 생명들을 깨워내는 단비다. "이크, 큰일이다. 아직 일 할 준비가 안되었는데......", 의지와 상관 없다. "어라, 이눔이 벌써 일어나네." 온도가 오르면서 생명 있는 모든 것들이 꿈틀댄다. 봄비의 마력이다. 저절로 이끌려 간다. 봄이라는 것은 본다는 뜻도 있다. 봄이 되면 많은 꽃들로 부터 시선의 사치를 누린다. 이러한 사치 이전에 봄비라는 단비가 있었다는 것을 자주 잊는다. 요즘은 황사로 인하여 봄비조차 외출을 삼가게 하는 요인이 되고 말았지만, 봄비는 여전히 봄비인 것이다. 황토색의 일렁이는 파도를 본다. 바다에는 바람이 동서남북 가리지 않고 일렁이고 있다. 수직에서 약간 틀어진 봄비를 보니 기상 조건은 일정하다. 비구름이 마치 착하디 착한 양의 눈을 닮았다. 착하지 않으면 봄비를 내려줄 수 없을 것이다. 착한 것들의 상처를 떠올린다. 봄비는 착한 사람들에게 상처를 되돌려 주는 정서를 지녔다. 착한 사람들이 슬퍼서 봄비는 더욱 지상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2008-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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