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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白藝術

정병례, 도2002(25*35.5)_시선 가득 산

by 나무에게 2013. 12. 24.

 

 

고암 정병례(새김예술가, 설치미술가, 환경미술, 전각가)
작품명/사이즈 :

도2002(25*35.5)
내용 : 묵직한 면을 가득채우고 단순한 선으로 메시지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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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가득 산]

도道라는 것은 늘 어렵다. 큰 산이 세상을 가득 메운 게 도일 수 있다. 도를 구하려면 큰 산에서 산으로 시선을 가득 채워야 한다. 보이는 모든 게 산이어야 한다. 그 산에 내 족적이 그어지는 게 도를 구하는 여정이다. 도의 세계인 산 바깥은 까맣거나 하얀 흑백의 걸림돌이다. 까맣고 하얀 조약돌이다. 까만 조약돌이 좋은 사람과 하얀 조약돌이 좋은 사람들이 도의 바깥에서 꿈을 꾸고 희노애락으로 슬프하거나 기뻐하거나 화를 내거나 즐거워하고 있다. 가능하면 흑백을 배제할 정도의 크기를 지닌 산에 나를 두어야 한다. 그럴 때 짙은 녹색의 형상에서 흰색 하나만으로 청정해진 자신을 여러 갈래로 표현할 수 있다. 서로 간섭하지 않으면서도 이질적이지 않은 조화를 얻게 된다. 산은 산이되 도의 산이다. 나무와 풀, 야생동물과 곤충까지도 녹색 하나로 덮인다. 이미 마음이 산이 되어 있다. 오른쪽 위의 한 귀퉁이에 도의 이상향을 설정하였다. 그곳으로 가는 발자국, 이 자체가 도의 길인 것이다. 길을 가는 것이 도에 이르는 것이다. 미약하나마 화면 가득 녹색 산으로 삶을 채워본다.

2008-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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