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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白藝術

향기 머무는 곳

by 나무에게 2013. 12. 24.

 

 

처음에 의뢰들어 왔을 때는 머뭇대다가 내친김에 나섰다. 큰 종이가 없었고, 미리 잘라 두었던 종이다.  A4 크기보다 좁고 길다. 처음에는 그냥 붙여서 사용하더니 나중에 바탕 주름종이에 다시 올려 실내 정자에 매단 것이다. 그러니까 정자의 이름이 되는 셈이다. '향'자를 쓸 때, 매우 긴장하였다. 이 '향'자에서 나머지 글자가 발원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심 정갈한 기운을 끌어 올려 '향'을 쓴 것이다. 그리고 나니 두번째 글자인 '기'를 써야 하는데, 아까 썼던 'ㅣ'의 세로획 갈필이 생각났다. 그랬더니 초성 'ㄱ'에서 그만 꺾이고 만다. 안타까운 일이다. 다음은 '머무는'의 'ㅁ'의 처리를 고민했다. 일단 두가지 형태로 썼다. 그러면서 '무'의 'ㅜ'에서 새로운 글자처리를 발견하곤 기뻐한다. '는'자도 좋았고, 마지막 글자인 '곳'에서는 특정 장소를 두드러지게 표현하고 싶었는데, 곳간이 떠오르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곳이라는 장소성을 곳간이라는 구체적 공간으로 염두에 두고 쓴 이 연유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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