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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休林山房

008.상호존중의 인격 형성과 허용적인 분위기의 실습

by 나무에게 2014. 6. 2.




008.상호존중의 인격 형성과 허용적인 분위기의 실습 / 온형근

- 미생물 배양 _ 5월27일 바이오기초기술



미생물 배양 단원에서 사면 배지를 제조하는 실습 수업이다. 교수학습 활동안을 보면 5교시, 6교시 7교시로 나뉘어 실습이 이루어진다. 5교시에 도입(20분), 전개1(30), 6교시에 전개2(20분), 전개3(20분), 전개4(10분), 7교시는 전개5(15분), 정리(35분)으로 쉬는 쉬간을 고려한 실습이다. 나 또한 수업이 있어서 3시간 모두를 관찰할 수 없었다. 5교시의 도입과 전개1에서 전체 실습을 관망하는 수밖에 없다. 도입과정에서 전시학습을 확인하고 학생들과 실습 순서를 소개한다. 선생님과 학생은 하얀 가운을 입고 교실 분위기는 식품의약청 분석실 같다. 하나같이 깔끔하고 실습 수업에 임하는 기본 자세가 돋보인다. 


전개1의 30분 동안 선생님은 학생들 시연을 볼 수 있게끔 교사용 실험대로 모은다. 사면배지 만들기 실습 순서를 제시하고 관련 이론을 설명한다. 교사는 시연을 진행하면서 순간마다 중요한 사항을 학생들과 문답한다. 문답에 모두 적극적이다. 보통 시연을 위하여 자리배치를 하고 모둠별로 역할을 나누고 해야 할 임무를 나누는데, 여기서는 모든 게 자율적이면서 상호 존중하는 배려의 인격 나눔이 뚜렷하다. 일반적으로 이루어내기 힘든 자연스러운 관계를 지향한다.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사용하는 언어는 존대다. 교사와 학생이라는 관계보다 모두들 서로의 인격체를 존중하는 깊고 그윽한 학습 분위기가 심상찮다. 어려운 경지를 뚫고 나온 관계다. 그동안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쏟은 정성스런 마음씨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각 모둠별로 사면 배지 만들기가 시작된다. 순서가 따로 정해지지 않았다. 선생님은 그런 학생들의 자율적인 진행을 꾸준히 관찰하고 필요할 때 나선다. 실험실 곳곳 제자리를 잡고 있는 실험 기구들을 학생들은 모둠별로 가져다 사용한다. 직접 꺼내고 집어넣고 관리한다. 실험도구를 누구나 꺼내고 집어넣고 사용하고 사용 후 관리까지 가르치는 데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을까 싶다. 가장 어려운 기본이 되는 교육에 많은 시간을 사용하였을 것이다. 아무리 멀고 바빠도 기본이 되는 교육이 충분하지 않다면 아니간만 못할 것이다. 선생님은 아마 새 학기 학생을 맞이하여 세 달 가까이 실험 기구 사용법과 관리 방법에 대하여 반복 교육 및 반복 실습으로 전념하였을 것이다.


뭔가를 만드는 실습이다. 제조하는 중이다. 그런데 학생 모두 분위기가 허용적이다. 모둠별로 상호 허용적이고, 모둠 내에서 학생 개별적으로 지극히 허용적이다. 뭔가를 만드는 것에 대한 근심과 걱정 없이 마냥 맑고 밝다. 서로들 수시로 의사소통이 활발하다. 교사와 학생이 매우 친근하다. 모둠별 실습 과정이 똑같지 않다. 단계별 시차가 있으나 실습실 내에서 무리 없는 동선으로 이루어진다. 한 군데 실습 기구 사용이 밀리면 자연스럽게 줄을 서서 기다린다. 서로 배타적이지 않은 지극히 민주적인 절차를 수행하고 있다. 학생들이 지금 만들고 있는 배지의 용도는 미리 공부했을 것이다. 순회하는 선생님이 더 자주 현재 수행 결과물에 대하여 멘트를 해주면 좋을 듯 하다. 나무를 공부할 때 숲에 대하여 이야기 한다면 학생들은 더 넓은 사유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