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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休林山房

009.정교한 수업단계설계와 꾸준한 반응을 유도하는 언어의 수사학

by 나무에게 2014. 6. 3.



009.정교한 수업단계설계와 꾸준한 반응을 유도하는 언어의 수사학  / 온형근

- 지수방정식과 지수부등식 _ 6월3일 수학1



수학 수업 장면에 들었다. 이게 얼마만인가. 

학창시절 수학 선생님 얼굴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교실은 협동학습을 위한 7개의 모둠으로 둘러앉아 있다. 도입 단계에서 지난 시간에 배운 지수의 대소 관계를 복습 문제로 제시한다. 각 모둠의 나눔이들이 협동학습지를 나눠 주고, 이끔이들이 복습 문제를 풀어 모둠원들을 지도하면서 도입의 10분이 사용된다. 선생님은 계속 순회하면서 학생들과 교류한다. 모두 다 푼 모둠에서 마침신호 박수가 터져 나온다. 선생님이 다시 판서를 하면서 복습 문제를 풀어주고 정리 설명한 후 본 수업으로 이끈다. 선생님이 순회 지도하면서 판서하면서 학생을 이끌어 내는 언어 사용이 매우 적절하다. 학생과의  교감을 충분히 이룬다. 저런 상호 교류는 갑자기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평소 수업 시간에 끈질기게 학생들과 약속하고 룰을 만들고 적용하였을 것이다. 협동학습 모형을 사용하는 선생님들이 많아진 것도 이유가 될 것이다. 잘 따라하고 학습 모형의 적용이 뚜렷하다. 


오랜만이 나눔이, 이끔이, 기록이라는 

협동학습 모둠 내 세부 역할을 들을 수 있었다. 본 수업에서는 '밑을 같게 할 수 있는 경우'와 '지수방정식 꼴이 반복되는 경우'의 두 가지 도달 목표를 가졌다. 정확하게 도입단계에서 10분을 사용한 선생님은 전개 단계 30분 중 10분을 예제 1번과 문제 1번의 학습에 배정하였고, 그대로 지켰다. 정교한 수업이다. 첫번째 유형에서 교과서를 자연스럽게 펼치게끔 유도한다. 협동학습에서 교과서를 배제하는 경우가 많은데, 선생님의 수업은 교과서를 손쉽게 반응할 수 있도록 이끈다. 기본 유형을 설명한 후 모둠별로 문제를 풀게 하는 과정에 선생님은 모둠을 순회하면서 세심하게 주의를 집중하고 적절한 나레이션과 학급 전체 및 모둠별 학습 진단에 거의 동물적 감각으로 관여하면서 파고 든다. 그런 다음 칠판으로 판을 바꾼다. 모둠별 활동에서 이끔이가 나머지 학생을 지도하는 분위기도 활발하고 쾌활하였다. 아마 선생님 수업은 활발함과 쾌활함이라는 두가지 명제가 모던한 스타일이 되어 학생들에게 배어 있게 되는 게 틀림없다.


선생님의 정교한 수업 설계에 놀란다. 

단계별 시간과 세부 활동 시간이 거의 정확하게 일치한다. 수업의 도달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였기에 가능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놀란 것은 능수능란하게 학생을 수학 수업에 달라 붙게 하는 언어의 수사학이다. 학생을 행동하게 이끌어내는 언어 사용의 다양함과 적절함을 직접 그 자리에서 보지 않고 말로 설명하기에 실로 부족하다. '암산이 되겠나? 어때요, 됐어요. 그렇지요. 하니까...핵심은 뭐에요. 해결했나요. 박수 소리 않난다. 어렵지요. 시간이 걸리긴 해요. 아까 내가 말했지요. 어떻게 하더라? 그런데 아까 A가 어떻게 된다고? 그러면 원래 우리는 무엇을 구해야 해? 그렇지..따라서...이게 최종 답이어요. 찍는 애도 있더라. 잘했네요.' 실제로 사용한 선생님의 꾸준한 반응을 유도하는 언어의 일부다. 정말 학생의 반응을 유도하는 다양한 언어를 사용한다. 그러면서 놓치지 않고 중요한 몇 가지를 판서한 후 노트하게 한다. 노트하는 동안 순회하면서 지속적인 학습 운영의 커뮤니케이션을 놓치지 않는다. 칠판에 문제를 내고 모둠별 기록이가 나와서 풀게 하는 과정도 세심한 설계다.


치환에 대한 예제 문제를 칠판에서 풀어 주고 

학습 활동지로 평가와 정리가 이루어진다. 이 시간이 정확하게 10분을 남겨놓은 상태다. 약식 지도안에 보면 '정리 및 차시 예고'의 배정 시간이다.  순회 지도가 계속 되는데, 학생 이름을 수시로 호명해준다. 학생의 실명을 호명함으로서 학생의 수업 몰입도는 높아진다.  '맞아, 누구야?' 묻고 풀고, 다시 묻고 풀고, 생각하게 하고 풀고, 돕고 칭찬하고, 왜?라고 묻는 연속성 지닌 배움중심수업활동이 깔끔하게 돋보인다. 특성화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수학 교과는 잠자는 시간일텐데, 선생님은 학생 1명도 놓치지 않고 협동학습 모둠으로 수업 목표에 도달하도록 이끌었다. 모둠별 이끔이를 불러서 따로 설명해주고 이끔이가 모둠에 돌아가서 전달 수업이 이루어지도록 한 것도 바람직했다. 배움중심수업 설계에 적합한 모둠별 협동학습이며 판서가 적절하게 이루어진 것이 인상적이다. 모둠별 진행사항을 확인하며 나와서 문제를 푼 학생에게 모둠별, 개인별 스티커도 잊지 않고 발급한다. 모든 교수학습 활동이 주어진 시간에 흐트러짐 없이 이루어졌다. 돌아서 나오면서 기분이 무척 좋았다. 고마운 선생님이시다. 내심 최고라고 추켜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