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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함께

實習-평보공과 반좌 정공

by 나무에게 2013. 12. 23.

實習-평보공과 반좌 정공 / 온형근



평보공을 3보, 6보, 12보까지 실천한다. 도심을 빠져 나가는 시작에서 3보공은 짧다. 6보공이 적당하다. 조금 지나 화성의 지기를 받으면서 12보공을 한다. 약간 벅차다. 천천히 하면 가능하다. 무엇보다 흙을 밟는 감촉이 좋다. 지기다운 지기를 느낀다. 흙살의 느낌이 그대로 전해진다. 방화수류정에서 반좌 정공을 한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시간이다. 자꾸 누워 자는 사람들로 신경이 쓰인다. 영 집중이 안된다. 그들이 펼쳐 놓은 우산은 정자의 벽 역할을 하나보다. 피워 놓은 모기향이 스멀거린다.

아무래도 방화수류정 반좌 정공은 사람들이 많은 틈에서 실천하는 게 좋겠다. 오히려 신경이 덜 쓰일테다. 돌아오면서 방화수류정에서 북문 사이의 성길은 짧지만 평보공의 긴 시간이다. 6보공과 12보공의 차이를 체험한다. 북문 계단을 내려오면서부터는 6보공으로 고정한다. 도심의 새벽 동터 오름에서 온갖 잡스런 생각들이 고개 든다. 아무래도 산행으로 바꾸어야 한다. 잡심보다야 나을 것이다. 어느 정도 평보공을 하다 깨닫는다. 6보공이니 12보공이니 따지지 않기로 한다.

호흡에 평보공을 맞춘다. 내쉼에 10보공이 되고 마심에 6보공이 되든 상관하지 않는다. 다만 호흡의 날숨과 들숨에 치중한다. 시작의 발을 오른발로 고정한다. 간이 좋지 않다는 것을 내내 떠올린다. 내쉴 때 복부를 내밀고, 들여 마실 때 당긴다. 그리고 평보공의 숫자를 세는 일을 없앤다. 훨씬 쉬워진다. 단순한 수련이어야 한다. 하나에서 둘로 나가고 둘에서 넷으로 갈라진다. 갈라진 것들은 다시 하나로 묽음이 된다. 이런 것들을 주재하는 것은 관념보다는 몸의 도움이다. 실천해보는 것으로 가능하다. 실습이야말로 갈라진 것들을 하나로 묶어 주는 관념적 통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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