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장나무 지천이던 흑산도

누리장나무 지천이던 흑산도

 

 

누리장나무를 만난다. 흑산도의 여름, 손암의 서당 뒤편에 피어있다. 손암의 서당인 사촌서당으로 올라가는 쪽에도 피어 있다. 내려와 마을 어귀 곳곳에 피어 있는 누리장나무도 본다. 유난히 남쪽 지방에서 많이 본다. 예전에 나무 공부하러 다닐 때, 그때 치악산 계곡과 논자락 사이에 지천으로 군락되어 있기에 물길을 건너 만난 적이 있다. 그때만 해도 귀한 여름꽃나무였다. 도감을 뒤져 그가 누리장 나무라는 것을 알고 나서는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그래서 누리장나무는 여전히 치악산 자락을 떠올리게 한다. 한동안 못보았던 누리장나무를 이번에 본다. 그것도 흑산도에서 많이 본다. 흑산도 뿐이 아니라 남도 자락 곳곳에 누리장나무가 피었다. 이곳 사람들과 누리장나무는 사이가 좋은 것 같다. 오히려 중부지방에서 이 나무는 그리 대접받지 못하고 있나보다. 피어 있는 것은 피어 있게 하는 천리를 지닌 사람들이다. 그가 그곳에 있는 것이 마치 큰 인연으로 자리한 것이라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