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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함께

둥굴레 검정 열매

by 나무에게 2013. 12. 24.

3시간은 걸었다. 백운산 가는 길은 코스 잡기 나름이지만 되도록 길게 잡고 천천히 걸었다. 산 정상에서 만난 둥굴레는 이제 갈색으로 옷을 갈아 입으면서 낮게 사라지고 있다. 갈색의 잎 위에 검정 열매가 반짝인다. 내 눈망울과 함께 빛을 발한다. 빛 바래가는 몸으로 그 뜨거웠던 여름의 빛을 검정 열매에 내뿜고 있다. 둥굴레의 열매는 포도처럼 장과에 속한다. 장과라는 것은 육질의 내부 벽 안에 씨앗이 들어 있는 것들을 일컫는다. 숲 속에서 반짝이며 무엇을 쳐다보고 있었을까. 그와 만나는 짧은 순간 시선 처리가 어려울 정도로 강렬하다.

한 여름의 숲 속을 점령했던 녹색의 향연이 검정 열매로 되돌려진다. 둥굴레도 겨울을 준비하고 있고, 새 삶을 준비하고 있다. 눈이 와서 오래도록 잘 덮어만 준다면 둥굴레의 씨앗은 여한 없이 스스로를 다독거리기에 충분할 것이다. 종자를 채취하여 노천매장하였다가 이듬해 봄에 파종하면 싹이 나온다. 노천매장은 씨앗과 모래를 1:1 정도로 섞어 화분에 담아 땅 속에 묻는 것으로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다. 여름철에는 뜨거운 햇빛을 30% 정도의 차광망으로 덮어주어 재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광선의 요구도는 중간 정도를 요구한다. 약간 건조하게 재배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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