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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함께

몸집 속에 살아 있는 미량의 기운

by 나무에게 2013. 12. 24.

 

 

큰 몸집의 나무에게 실제로 살아 있는 부분은 극히 작은 부분이다.
 
나무의 중심부에는 심재가 있다. 심재의 세포에는 수지 따위의 물질이 가득 차 있다. 활동하지 않고 있는 부분이다. 나무가 하늘을 향해 뻗어나가고 햇빛을 받아들이기 위한 중요한 역할, 즉 지주의 역할을 한다.
 
나무는 성능이 좋은 펌프다. 소음도 동력도 없이 물을 끌어올린다. 높이가 1m 정도인 어린 나무조차 하루에 약 40리터의 물을 지하로부터 잎으로 운반한다. 중키의 떡갈나무는 하루에 570리터, 무게로 반 톤이나 되는 물을 빨아들인다.
이렇게 중력의 반대방향으로 물을 끌어올리는 것은 변재부에서 이루어진다. 물은 접촉한 표면에 모이는 성질이 있다. 이런 성질에 의해 줄기의 변재부에 있는 모세관의 벽을 올라간다. 또한 물 분자는 서로 강력히 끌어당기고 있기 때문에 하나의 잎에서 물 분자가 하나 증발하면 다른 분자가 변재로 올라가 그 공백을 메운다. 이런 운동이 연속된다.
 
형성층은 변재부의 유관속을 만들어내고 바깥쪽의 체관부 층의 세포도 만들어낸다. 체관부는 나무 전체, 특히 가지 끝과 뿌리에 수액을 운반한다. 수액은 당분을 함유한 액체로 나무의 살아 있는 부분의 양분이 된다. 남아도는 양분은 보통 뿌리에 저장되어 추울 때, 건조할 때 이용한다.

 

나무가 태양에너지를 받아들여 이를 활용하는 작용을 광합성이라고 한다. 에너지를 받아들이는 장소는 엽록소로 가득 찬 잎의 세포이다. 여기서 식물은 물과 탄산가스로 당분을 만들어 이를 생활과 생장의 활력으로 사용한다. 광합성의 부산물이 산소이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식물이 만들어내는 산소의 혜택을 입고 있다.

 

 

그러나 봄을 느끼는 것은 나무의 잎이나 줄기가 아니라 뿌리이다. 뿌리는 나무의 어느 부분보다도 낮은 기온에서 기능할 수 있다. 봄에 가장 예민한 것은 뿌리인 것이다.

가는 뿌리 끝은 바위와 같이 굳고 침입할 엄두도 낼 수 없는 땅속으로 뚫고 들어간다. 뿌리가 물이 있는 곳을 탐지, 그곳으로 뻗어 가는 곡예를 하는 것이다. 수분을 발견하면 그 가는 곁뿌리를 통해 흡수, 줄기를 거쳐 잎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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