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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休林山房

불안한 하루

by 나무에게 2015. 1. 6.

어제는 종일 불안한 하루였다. 

에버노트에 필이 꽂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고 시작하니, 500여개 정도의 노트가 분류 정리에 시달린다. 몇 번을 고치고 바꾸고 내가 그동안 해 왔던 데이터베이스 사고와 일상을 꽃을 피우는데, 가히 볼만하다. 결국 노트북의 형태를 집필을 001로 부여하고 창작을 010으로, 조경을 020, 차생활을 030, 교사관련을 040, 스마트플랫폼을050, 조경문화교육공동체'사이'를 060 으로 해서 크게 대분류 7개로 나누었다. 그 안의 소분류는 수시로 변할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내가 지닌 노트 535개를 더 정리하여 버릴 것을 버리는 게 제대로의 정리일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진짜는 집필이다.

에버노트를 이번에 공부하면서 메타언어와 태그에 대하여 새롭게 받아들인 점이 발견이다. 지금까지 태그와 메타언어를 별로 신경 쓰지 않았는데, 이게 나를 위한 검색과 자료 수집에 가장 소중한 것임을 알게 된 것이다. 에버노트의 검색 기능은 제대로다. 가령 내가 집필하는 원고가 있을 때, 지금까지는 워드 프로그램인 한글에서 시작했다. 그러다 보면 자료와 사진 등의 파일은 컴퓨터 어느 곳 폴더에 있는지 찾아야 했다. 보통 비상한 집중과 몰입이 아니면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일을 몰아서 하곤 했던 것이다.


그러나 에버노트는 다르다.

그냥 집필하는 원고 속에 모든 게 들어가 있다. 지금까지의 집필은 도중에 끊어지면 다시 연결하여 집필하는 일이 참으로 힘들었다. 그러다 중간에 술이라도 마실 일이 있으면 이 끊어짐은 길게는 1주일도 간다. 그래서 집필  와중에는 다른 일을 덜 하려고 애쓴다. 에버노트는 다르다. 왜 그런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지니고 다니는 모든 것을 사용하면서 집필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저런 것들에 시간이 지나는 것을 느끼지 못하며 지낸다.


그러나 불안했다.

모든 것이 불안한 것은 연초의 결심 때문이다. 그까짓 게 뭐라고 우습게 여길 일이 아니었다. 자꾸 습관처럼 뇌에서 뭔가를 요구한다. 일찍 잠을 청했다. 그길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겨우 벗어난 오늘을 생각한다. 조금씩 안개가 걷히는 기분이다. 에버노트와 바꿀 참이다. 담배를 끊는 대신 담배를 대신할 수 있는 에버노트에게 올인하여야겠다. 이참에 태블릿이라도 하나 추천 받아야겠다. 누군가의 도움이 있으면 좋겠다. 아니다. 가장 최신이 아니라 바로 전 것을 구입하여 용도에 맞게 사용하면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아주 단순한 것으로 저렴한 것이면 되겠다.


2015년 정월 엿새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