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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休林山房

013. 학과가 제대로 자리잡혔는가

by 나무에게 2015. 2. 18.



013. 학과가 제대로 자리잡았는가 / 온형근



특성화고등학교는 특성화된 교육과정

을 실현하는 곳이다. 학교 전체의 특성이 나타나야 한다. 그것은 세부적이고 분절된 특성화에 완성된다. 학교의 풍수적 특성은 사람의 품성을 거느린다. 학교의 지리적 환경적 인문학적 요소가 풍수다. 수원농생고는 학급수를 한 학년에 8학급으로 했을 때, 풍수에 걸맞다. 지금 10학급은 과잉이다. 그런 후 다시 학교 울타리를 둘러야 한다. 명문 학교에 이르는 최적 환경이다. 학교의 아카데믹한 분위기가 때도 시도 없이 들락거리는 속된 기운과 방문에 흐트러진다. 예부터 학교는 성과 속을 가르는 신성한 곳이었다. 그래서 학교 입구에 다리를 놓고 다리를 건너오는 동안 속세의 때를 벗고 공부에 전념하는 성스러운 마음가짐과 태도로 변화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는가. 


묘포장에서 온실에서 학교 정원에서 

학생들과 흙일을 하면서 야외실습 수업을 할 때다. 그곳을 몇 바퀴씩 운동으로 도는 동네 주민 할머니 몇이 손주와 함께 지나면서 '공부 열심히 해라', '안 그러면 저 아이들처럼 된다'라는 말을 한다. 그뿐 아니라, 좋은 꽃이 피는 나무가 있으면 수업 중에 불쑥 '선생님, 이 나무 이름이 뭐예요'하고 들이댄다. 언제부턴가 나는 학교 식물에 푯말을 붙이지 않고 있다. 알면 없어진다. 황철쭉 역시 그 중 하나다. 노란색으로 피는 철쭉 꽃이 신기했던지, 어느날 밭에서 뽑혀 나갔다. 사람은 겉만 보고 알 수 없다. 그때 그 사람이라고 단정짓지는 않는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말을 전했을 것이고, 누군가는 쉽게 나무를 캐어 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아주 불편하다. 야외 실습

을 하는 특성화고등학교의 개방은 특성화를 저해시킨다. 학교를 지역주민에게 개방하는 오픈스페이스화한 도시 공원화는 내가 일찍 주장했던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그건 한국과 맞지 않다. 동양과 서양의 차이다. 한국의 학교는 일찍이 사찰과 서원처럼 주변 풍광과 인심과 지세와 미래의 발전 동력까지 생각한 입지였다. 적어도 아파트 지역이기 전에는 반드시 그리하였다. 그렇게 풍수적으로 귀한 자리에 입지하여 발전했어도 주변에 아파트들이 차곡 쌓여 학교의 활발한 기운을 펼치지 못하게 막는다. 심지어는 학교 활동에 대하여 시끄럽다고 관여까지 한다.


특성화란 무엇인가.

학급으로 나누어져 있는 반이 전공학과로 구분된다. 학생에게 정체성을 부여하고 가르치는 교사에게도 보다 집중하여 상호몰입교육이 가능하게 한다. 학생은 전공학과 교사를 어버이처럼 따른다. 교사는 학생과 학부모를 가족처럼 대한다. 너와 내가 아니라 하나다. 지역사회 및 국가에 필요한 전공학과별 특성화된 인재를 지속적으로 탐구하여 개발하고 배출한다. 세상이 변하면 그 변화된 가치와 기술과 덕목을 교육에 반영한다. 교사는 매일을 특성화된 전공교과 관련 사유로 산다. 교육과 전공이 교사의 가슴에 늘 함께 버무려 있다. 학생은 자신이 선택하여 집중하고 있는 전공교과 관련 진로로 꿈을 꾼다.


학과와 전공에 최적화되기 위하여

학생은 꾸준히 눈을 반짝인다. 어느 선생님이 자신에게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지를 안다. 그러니 친해지려고 닮으려고 애쓴다. 너는 너, 나는 나라는 무관심의 도식은 사라진다. 전공학과별 교육이 살고, 학교 전체의 특성화 교육이 산다. 그래서 학과 전공제를 실시하는 것이다. 겉은 번지름한데, 속 교육 내용이나 코스 운영 방식은 학과와 전공과 특성화에 상관없다. 이를 운영하는 부서의 무지다. 아니면 코스 교육에 동참하고 있는 교사의 무지다. 수원농생고의 현재가 그렇다. 교사는 학생과 적당한 거리를 두면서 교사의 가정에 충실하면 된다. 학생은 그런 교사의 다급한 여러 용무를 수긍해주면서 서로 타협점을 찾는다. 수업이 행복하고 편안하다. 


행복하고 편안하고 학생이 착하다.

라는 말을 수원농생고 교사들은 자주 한다. 물론 풍수적으로 수원농생고 학생들은 학교생활을 통하여 젊잖아지고 풍수의 영향을 받아 너그러운 심성을 갖는다. 인성이 정화되고 눈매가 맑아진다. 각지고 모난 선생님들도 몇년 근무하면 이해심이 커진다. 참 많은 것을 참아낸다. 아니면 관심 밖에 두거나. 이는 무리한 욕심, 모난 성격, 잘 난 척하는 인격적 결함의 리더십에 기인한다. 그래도 리더십과 상관없이 행복하고 편안하다. 그러니 리더십이 이 행복하고 편한 풍수에 최적화 되어 함께 어울리면 더할 나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크다. 너무 서로 감싸안고 있다. 


딱 하나다. 특성화가 되지 않는다.

학교가 뚜렷한 전공별 특성을 세우지 못한다. 두리뭉실이다. 두리뭉실 학과다. 두리뭉실 특성화고등학교다. 그러니 세부가 없다. 교사가 100명이고 특성화 전문교과 교사가 60명이 넘는다. 교사가 어떤 일을 어떤 교과를 어떤 전공을 어떤 특성 있는 교과를 진로와 연계하여 고민하고 학생과 씨름하고 협력하면서 개척해나가는지를 알 수 없다. 다만 식물자원 교사이고, 식품 관련 교사이고, 농공 관련 교사일 뿐이다. 세부 전공을 그 안에 숨겨 놓고 있다. 학교 특성화 교육은 가장 좋은 인적자원인 교사를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전공으로 분절하여 책임과 신뢰를 맡기는 것이다. 교사를 어떤 두리뭉실한 우산 아래에 숨겨 놓고 특성화 교육을 외칠 수는 없다. 신뢰와 책임을 맡기는 세부 전공별 특성화에 따라 교사도 학생도 구분하여 시너지를 창출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