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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함께

비추어 밝혀지는 허물

by 나무에게 2013. 12. 24.

 

 

 

두 발걸음 담을 건널돌판 하나면 삶은 충분하다.

급한 성질이면 건너 뛰면 될 만한 직선의 물길

밝은 날, 나를 비추게 하여 내 허물이 보일 수 있다면

그 물길이 집을 들락거리는 입구에 있다면,

이건 한참을 서성거리게 할 반성의 경계인 것이다.

건널돌판으로 정중하게 발을 떼어 놓을 수 있기까지

속이 불편하여 늘 건너 뛰며 물길을 대하는 게 얼마여야 하나.

물길의 표면에 걸쳐 있을 내 안의 티끌을 얼마나 많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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