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아낀다는 것은 겨울을 닮아 있다.
속에 생각을 지닌 사람들과 생각 없이 앉아 있는 것은 위험하다.
달아날 길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 되어 가는 쪽의 길을 제시한다는 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 내게 남아 있는 것은,
무기력이어야 한다.
적이 보이지 않는데 적을 설정하고 싸움질을 건다는 것 역시 무의미하다.
날카롭지 않아 둔탁하기만 한 사고는 기억을 해친다.
기억이 없는 사람에게 이해는 없다.
이해할 수 있는 힘은 기억이 새로운 사람에게 가능한 것이다.
겨우 탈진하다시피 몰두해야 조금의 기억이 돋는다.
겨울을 기억하는 일 역시 탈진의 끝에서 손에 쥐게 된다.
어서 겨울을 맞이하고자 이르게 재촉하는 것이 내가 할 유일한 처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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