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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함께

겨울 광교산

by 나무에게 2013. 12. 24.

 

 

 

말을 아낀다는 것은 겨울을 닮아 있다.

속에 생각을 지닌 사람들과 생각 없이 앉아 있는 것은 위험하다.

달아날 길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 되어 가는 쪽의 길을 제시한다는 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 내게 남아 있는 것은,

무기력이어야 한다.

적이 보이지 않는데 적을 설정하고 싸움질을 건다는 것 역시 무의미하다.

날카롭지 않아 둔탁하기만 한 사고는 기억을 해친다.

기억이 없는 사람에게 이해는 없다.

이해할 수 있는 힘은 기억이 새로운 사람에게 가능한 것이다.

겨우 탈진하다시피 몰두해야 조금의 기억이 돋는다.

겨울을 기억하는 일 역시 탈진의 끝에서 손에 쥐게 된다.

어서 겨울을 맞이하고자 이르게 재촉하는 것이 내가 할 유일한 처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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