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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조원동 원림 미학

산목재 언덕 마루

by 나무에게 2024. 3. 15.

 

2024.03.15. 산목재에서 오래도록 머물다.

산목재 언덕 마루

온형근




   무릎 연골 달래어 쪼그려 앉는다.
   숲을 비집고 학교 운동장의 왁자함이 간간하다.
   지난밤 쩍 하며 꺾인 소나무는 아직도 시퍼렇다.

   언덕 마루에서 한참 갈 곳 놓친 시선으로 진달래 꽃망울 수런댄다.
   다시는 기웃대지 않겠노라는
   물까치 몰려다니듯 떼쓰지 않겠노라는
   겨우내 차던 볼에 춘풍 약산성으로 살랑인다.

   화답은 기약 없는 푸르른 편지
   움츠렸던 생각들이 들고일어나 숲길은 들썩이고
   기다렸을까? 꿈틀거리는 미물 같은 염두를 향하여 달려드는 새의 부리
   산목재 치고 오르는 춘정은 저만치 지고 필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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