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작시::/조원동 원림 미학

안개의 원림을 걷는다

by 나무에게 2024. 2. 21.

 

 

안개의 원림을 걷는다

온형근




   믿음이라는 건 맡기는 일이다.
   마음을 맡
기는 거라서
   어쩌면 처분을 기다리는
   수동의 소극이 개입한다.
   알아서 즉흥이어도 따르겠다는 자포자기
   세상 맛 다 보았을 "날 잡아 잡숴!"

   의지한다는 건 그래서
   싹을 틔우지 않아야 한다.
   애초에 의념을 떠 올리지 않는 게 상책이다.
   어디 그게 쉽게 설명이나 될까.
   갈수록 더 무뎌지는 처분에 다다른
   어찌하라고 나는 상관없으니

   점점 소멸로 치닫는 신뢰의 두께감이
   무중력의 내홍으로 가는중이어서 서운함은
   내게 내재되어 소중한 순간에 맡겼던
   그리움 같은 것을 거적이라 거추장스럽다 여긴다.
   아닌 척하는 잔망스러움은 눈치를 찾고
   이내 남사스러운 통증은 협착되어 천년의 한숨에 실린다.

'::신작시:: > 조원동 원림 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큰오색딱따구리  (0) 2024.03.14
가느라 휘젓는 봄을  (0) 2024.03.14
우듬지  (0) 2024.01.14
유현재幽玄岾  (0) 2024.01.14
완이재를 다시 읽는다  (0) 2024.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