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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조원동 원림 미학

완이재를 다시 읽는다

by 나무에게 2024. 1. 13.

 

완이재를 다시 읽는다

온형근




   기쁨을 즐겨 살핀다고 객관율을 부여해
   완이재翫怡岾,
   완상의 즐거움으로 여덟 구비 언덕을 아꼈다.

   오르거나 내릴 적에 우회하지 않는다.
   맞대면으로 부대낀다.
   피한다고 상대가 포기하는 법은 없기에
   가장 늦게 눈이 녹는 얼음판 넷째 구비에도
   살얼음일지언정 설설 기는 종종걸음으로 응대한다.

   이른 곳은 묵은 얼음 녹아 질척인다.
   곳곳에 피어난 햇살만으로 봄 기운 어찌하다 말하기에 맹랑하다.
   터무니 없이 빈정을 듣다 결연하게 내쳤던 지난날이 있기에
   거칠고 험한 고개일수록 즐긴다.

   뻔한 수고로움 동반한 고통을 번연히 알면서도
   그길로 들어서면 어디를 통과하고 나오는 곳까지 뚜렷한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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