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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함께

손길마다 정성이 깃들어야 할

by 나무에게 2013. 12. 24.

봄이 되면 나무심기의 계절이 돌아온다. 만물마다 철 드는 시절이 있다. 철 드는 시절은 한 철을 말한다. 메뚜기도 한 철이 있다고 하지 않는가. 나무에게 봄은 한 철 하는 계절이다. 나무를 옮겨 심는 적기는 낙엽 지는 시기부터 이른 봄 새싹이 트기 시작하는 즈음이다. 그런데도 가을보다는 봄에 더 심게 된다. 수요가 있기 때문에 공급이 바빠지는 게다. 봄에는 가만 앉아 있어도 엉덩이가 들썩거린다고 한다. 숲이나 나무, 꽃에 대해 평소에 아무 생각 없는 사람도 봄이 되면 진한 관심을 표명한다. 얼른 계절이 바뀌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지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렇게 봄마다 나무에게 서툰 눈길을 주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은 것이다.

나무를 재배하거나 공급하는 사람들에게도 이 계절은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때다. 이때 놓치는 게 많다. 가장 중요하달 수 있는 고객에게 불신을 주는 일도 이때 발생한다. 바쁘고 앞만 보고 달려야 할 때일수록 신뢰를 다져야 한다. 지금 잠시 목을 축이고 마느니, 샘을 파서 목마를 때마다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올바르다. 이런 외적인 환경을 인정하고 따르는 것이 나무 관련 사업의 기본 원칙이다. 내적인 환경은 무엇이겠는가. 그것은 정성스럽게 나무를 다루는 마음이다. 나무를 캐내는 일에서 시작하여 적재, 운반, 하차, 가식, 식재에 이르기까지 정성으로 시작하여 정성으로 마칠 수 있어야 한다. 캐는 사람과 심는 사람이 다를지언정, 정성스러움이 중간에서 실종되지 않아야 한다.

이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그러하여야 한다. 세상에 널려 있는 숱한 직업 중에 생명에 관련된 일이면서 그 생명을 살려 내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직업이 그리 흔할 것인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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