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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함께

핀오크 이야기를 마치면서

by 나무에게 2015. 7. 6.

 

핀오크 이후 5년을 더 근무하고 전출하였다.

내가 떠날 때 핀오크는 7년생이 되었다. 연구 논문에 따르면 핀오크는 원산지 미국에서 보통 성목으로 자랐을 때 수고 15-28미터, 흉고직경 30-50센티미터로 보고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수령 25년생일 때 수고 18.8미터, 흉고직경 22센티미터 정도였다는 기록이 있다. 또한 6년생에서 핀오크 수고 5.2미터 흉고직경 5.9센티미터라고 임목육종연구소 시험림에서 보고한 기록도 있다. '핀오크(1-0묘)와 루브라참나무(1-0묘), 로버어참나무(1-0묘), 상수리나무(1-1묘) 6년생을 상호 비교하였는데, 상수리나무를 100으로 하였을 때, 핀오크의 수고가 124%, 흉고직경이 113%로 보고되고 있다. 상수리나무의 식재당시 연령이 핀오크보다 1년 더 많은 것을 감안하면 핀오크가 유년생장이 신속한 수종이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임목육종연구소 시험림 보고서).

 

그러니 핀오크가 가장 무섭게 자랄 때를 놓친 셈이다.

다시 여주로 전입한 때가 2007년이니, 그때 핀오크는 15년생이었다. 벌써 국내의 유명 조경회사에서 핀오크를 도시 오피스빌딩 조경에 적용하고 있었다. 아파트 조경으로도 활용되고 있었다. 아마 내가 수입하여 파종할 때쯤 같은 경로와 방법으로 들여와서 성공시킨 경우였다. 한국의 조경계에 핀오크는 대략 8년생부터 식재되어 활용되었다. 6년생에서 벌써 흉고가 5-6센티미터가 나오니 충분히 가능한 것이다. 정확하게 몇 년생부터 도시 조경에 식재되었는지는 좀 더 세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2007년에 여주자영농고의 핀오크를 만나다.

여주에 오니 이미 많은 양의 핀오크가 크기별로 굴취되어 조경 소재로 솎아지고, 그 자리는 다시 좁아서 잘 자라지 못하는 핀오크로 대체식재하는 형식으로 재배치되고 있었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3년을 근무하는 동안에 핀오크는 조경식재공사에 쓰기 위해 수시로 구매희망자가 들랐거렸다. 

 

다시 2015년에 핀오크를 세 번째 만나다.

여주에 세 번째 근무하게 되었다. 2015년, 올해에도 핀오크를 구하기 위하여 조경식재공사 관련자가 학교를 들렸다. 솎아서 재배치하여 심은 나무들이 빽빽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데, 그 자리의 핀오크를 구매하고 아직 좁은 곳에 있는 나무를 그 자리에 심어 재배치 식재하자는 제안이었다. 나무 또한 산업인지라 결정권자에게 의견을 여쭈었다. 그 결과는 의외로 간단했다.

 

 

 

"제자리에 심겨진 나무는 가능한 그 자리에 두자. 좁아서 솎아야 하는 나무는 학교 비용을 들여서라도 적당한 공간에 재배치 식재하는 것이 좋겠다. 학교 나무를 더 심지 못할 바에는 빠져나가게 하지 말자."

 

에필로그

핀오크 이야기를 쓰겠다고 하면서, 

핀오크의 탄생과정을 빼 놓을 수 없었다.

중간에 학교를 비운 시간들도 있었고,

그래도 핀오크의 성장을 3번의 근무로 남다르게 볼 수 있었던 게 행운이다.

핀오크 뿐이겠는가.

참 많은 학교 나무들과 인연을 맺었다.

매년 학교림에서 잣나무를 굴취하여 도내 학교에 행사처럼 공급했던 굴취, 운반 실습,

일본 자매학교에 두충나무를 보내주기 위하여 식물 수출을 수행했던 실습,

공동실습소 조성시의 조경설계 및 시공,

전문학교 주변 조경설계 및 시공,

농업기계실 주변,

전망대 주변,

고등학교 주변의 나무 관리 등등.

이 또한 특정 많은 사람들에게 오래된 추억으로 간직되었을 것이다.

2007년부터 2015년을 함께 할 수 있었던 덕에 그나마 이만큼이라도 정리한 셈이다.

빠진 이야기가 너무 많으나, 핀오크에게 미안한 마음만큼은 아직도 유효하다.

 

 

 

 

 

 

 

출처 : :::사이SAI:::조경문화교육공동체
글쓴이 : 나무와 원글보기
메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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