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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함께

실업교육과 웰빙

by 나무에게 2013. 12. 24.

실업교육과 웰빙 / 온형근

웰빙(well-being), 잘 사는 것 또는 좋은 삶을 말한다. 신문의 주말섹션, 광고 등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생활 신조어로 자리잡았다. 아침에 일어나 인사하는 '안녕하세요'는 '웰빙이었나요'와 같은 의미가 된다. 이 웰빙의 출발은 신체적 건강이다. 그런데 신체적 건강에서 출발한 웰빙이 점차 물질적 풍요로움에 지나치게 머물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분명한 것은 물질적인 상태와 관계 없이 의미 있는 웰빙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정신적인 웰빙이 앞서야 한다.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인 안녕 상태가 건강이고 웰빙인 것이다. 가령 점심 식사 후 잠시 화단의 풀을 즐겁고 건강하게 뽑으며 地氣를 느끼고 바람의 건드림과 우주와의 호흡을 지닐 수 있다면, 이 또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웰빙이 되는 것이다.

진정한 삶의 가치를 찾아 영적인 깨달음을 지닐 수 있게 하는 게 웰빙인 것이다. 그것은 주변의 작은 것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면 가능하다. 낡고 오래된 물건이라도 소중한 사람과의 추억이 스며 있을 때는 좋은 물건이 되듯 인간은 누구나 낡고 오래되었지만 편안하고 안온한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여지를 지니고 있다. 다만 살아가는 것의 우선순위에 밀려 있을 뿐이다. 감사하며 살아가는 것이 영적인 삶의 출발이 될터인데, 소중함과 감사함의 되돌아봄이 우선순위에 의해 가려져 있는 것이다. 물질적 풍요에 가려져 있는 작고 소중하며 진정한 삶의 모습을 끄집어 내 닦아 내야 한다. 부족하여 더욱 아름다워진 도시가 쿠바의 수도 '아바나'이듯 웰빙은 내 자신의 선택이며 소중한 행위인 것이다.

길들이고 의미를 부여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소유하지 않아도 기쁘며, 보이지 않더라도 아름다운 것이다. 다원화 시대, 개성을 강조하는 시대에 자신에게 맞는 맞춤형의 의미와 행복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진로를 찾을 수 있다면 그것은 진정한 웰빙의 시작일 것이다. 현실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일상의 세속적인 가치에 가려져 있는 웰빙의 산실인 실업계고등학교를 바라 보라. 생명있는 것들과의 대화, 내가 만들어 내는 기쁨, 남을 위한 봉사와 배려를 통한 행복, 평생을 함께 할 장인 정신이 당신의 삶을 진정한 웰빙의 세계로 인도할 것이다. 평범하나 올곧은 생각은 작은 실천과 행동에서도 의미를 주며, 누가 뭐래도 흔들리지 않는 개성 있는 자기만의 영역을 선물해줄 것이다. 실업계고등학교는 자신의 영역 안에서 진리를 찾아내는 삶의 올곧은 여행이자 웰빙의 문을 여는 용기 있는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