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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함께

지리산을 배경으로 한 양정마을

by 나무에게 2013. 12. 24.

||| 다랑쉬 2007년도 4회 답사는 다녀와서 더 배우고 느낀다.

지리산 국립공원을 배경으로 하는 함양 마천면 삼정리에 대하여 답사보고서를 작성하였다.
마천이라면 조경석에서 흑색 계열의 화강암으로 마천석이 유명한 곳이다.

조경용 화강암의 색채는
회백색 계열로 포천석, 가평석, 익산석, 거창석이 있고,
담홍색 계열로 붉은 빛이 도는 것으로는 문경석, 상주석, 진안석, 무주석, 괴산석이 있다.
그리고 흑색 계열로는 안성석, 도고석, 후동석, 마천석이 이용되고 있다.

요즘의 마천은 똥을 먹고 크는 흑돼지로 유명하다.

 

 

||| 마천면 삼정리 양정마을

숙박을 했던 지리산 자연휴양림의 새벽은 상쾌함으로 가득했다. 늦게까지 있을만한 여건이 되지 않는 나는 일찍 잠이 든다. 대신 일찍 일어나 돌아다니는 편이다. 늦게 잠을 이룬 사람들이 깨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이 사실 어려운 일이다. 몇 번을 일어나야 할 것인가를 재다가 적당한 시점을 찾아 거동하게 된다. 자연휴양림에서 마을 쪽으로 걸었다. 삼정리는 양정과 음정, 그리고 하정을 합쳐서 삼정이라고 한다. 답사 후, 이곳에서 자랐던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마천을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한다.
"어때요? 좋은 곳이지요?"
"아, 굉장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어요. 다녀오니까 그곳의 지형이 그려지네요."
어디에 살았는지 물었다.
"지리산 자연 휴양림 입구에서 마을 쪽으로 내려오는데 여기저기 마을이 떨어져서 집촌을 이루고 있던데요?"
"그곳은 삼정리라고 하는데, 음양의 음정과 양정, 그리고 하정을 합쳐서 삼정이라고 해요."
하면서 쏟아지는 그곳의 옛날 이야기. 토종꿀을 하는 곳도 그곳이라고 한다. 한 마을에서는 옻을 채칠한다고 한다.

 

 

 

"논 3 마지기와 산을 약간 팔아서 시집 왔지요."
"그 당시 그곳 논 1 마지기를 팔면 함양읍내에 논 3 마지기를 살 수 있었지요."
지금부터 20 여년 전에 이미 산촌 중의 산촌인 양정마을의 논 값이 함양읍내보다 더 받았다는 것은 이미 외지인들의 땅 구입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시집 가고 나서 얼마 있어 곧바로 논 1 마지기가 함양읍내의 논 10 마지기를 구입할 수 있었기에 논 판 것을 후회했다고 한다. 그곳 자연휴양림 근처의 땅들에 대한 투기가 시작된 것이다. 지금은 그곳의 전답은 평당 40만원 이상을 하는데, 물량이 없다고 한다. 돈이 있어도 땅을 살 수가 없는 실정인 것이다.

"벼 수확할 때는 온 식구가 달려 붙어 일을 했지요. 학교도 갈 수 없었지요. 아버지는 지게, 아이들과 여자들은 이고나 질 수 있는 준비를 하고 논 있는 곳까지 올라가서 날라 왔지요."
"그럼, 타작은?"
"짚도 써야 하기 때문에 모두 집으로 가져와 타작도 하고 짚도 건지고 했지요."
중학교 다닐 때는 걸어서 4km를 걸어 다녔다고 한다. 밤에는 소나무 관솔불을 만들어 주면 그것을 들고 다니며 마실도 가고 놀기도 했다고 한다.
"떠돌이 거지들이 들어왔다 며칠 보이지 않으면, 꼭 여기 저기서 시체가 발견되긴 했지요."
"더 올라가면 또 마을이 있을까봐 이동하다가 죽게 되는 것이지요."

어머니같은 산, 지리산 자락이어서일까. 이곳은 한국전쟁을 비롯하여 그 후까지 고무신 등이 발견되곤 했다고 한다. 그러니 참으로 품어 낸다는 것의 한량 없음에는 측량 할 수 없는 그 무엇인가가 내재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마을이 독특하게 구성되어 있다. 경남 함양군 마천면 삼정리 양정마을은 2005년 4월의 한국산지보전협회에서 펴낸 사단법인 향토지적재산본부에서 제출한 [산촌의 생태문화적 가치를 활용한 산지보전 및 지역활성화 방안 연구]에 의하면, 양정마을의 발전 목표와 방향을 생태체험을 중심으로 한 함양군의 대표적인 그린투어 마을로 성장시키겠다는 것이다. 양정마을 테마의 개념을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다.

 

 

대표 컨셉을 [지리산 생태와 산촌을 체험하는 '도토리산촌체험학교']로 설정하고 보조 컨셉으로
1. 모든 감각을 자극하는 '오감 체험 마을',
2. 다섯 가지 매력이 있는 '고향같은 마을'
로 만들었다. 지리산의 생태를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의 모든 감각기관을 통해 체험하는 마을로 아이들의 오감을 자극하여 교육적 효과를 극대화하고 체험이 오래 기억되어 재방문을 계속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섯 가지 매력은
-다섯 가지 경치로 정자가 있는 굴참나무숲, 삼정산에서 바라보는 치리산 풍광, 멋진 소나무 숲, 지리산 단풍과 설경, 산촌마을 마을 경관을 들었다.
-다섯 가지 재미로는 산촌생활 해보기, 산촌음식 먹기, 자연과 놀며 배우기, 지리산 경치 감상하기, 지리산 옛날이야로 설정하였다.
-다섯 가지 마음으로는 산촌 인심, 우리 가족애, 도시와 산촌의 어울림, 자연 사랑, 편안한 여유로 구성하였다.
-다섯 가지 먹을거리로는 고사리, 토종꿀, 곶감, 고로쇠수액, 도토리로 설정한 것이다.

"봄이 되면 아버지가 쌀을 씻어서 군대 반합에 담아 산에 데리고 가지요. 거기서 눈 위에 불을 때서 밥을 해 먹어요. 그리고 여기 저기 담긴 고로쇠 수액을 담아가지고 내려오지요. 고로쇠 나올 때 참 좋았어요. 그런데 요즘은 기계로 하기 때문에 그전보다 맛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시설로 고로쇠 수액을 채집하는 지금의 것이 맛이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답사하면서 보았던 곶감 말리는 광경과 곳곳에 있는 토종꿀 재배 단지의 모습이 한꺼번에 다시 떠오른다.

테마에 따른 상세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운영하는데, 그 추진전략으로는 크게 [기반시설 구축 및 마을 정비 방안]과 [마을 소득 증대 방안]으로 나누었다.

첫번째 추진전략인 기반시설 구축 및 마을 정비 방안을 위하여

1. 마을 입구 정비,
2. 유휴지 활용,
3. 도토리체험센터 건립,
4. 참나무를 이용한 통나무 펜션,
5. 폐가 활용,
6. 마을표지판과 안내판 제작 및 설치,
7. 산림욕장 조성,
8. 간이 참나무 전시장,
9. 명상의 벤치 설치,
10. 삼정산 정상 정비가 있다.

두번째 추진전략인 소득 증대 방안으로는

1. 판로 개척 개선,
2. 포장 개선,
3. 된장 도토리 토종꿀 가공사업,
4. 비닐하우스 고사리 재배,
5. 약초 야생화를 이용한 약술 판매로 설정하였다.

이를 위하여 운영 체계를 구축하고 외부 조직과의 연계를 시도한 것이다. 그리고 홍보 및 마케팅 방안을 수립한다.

참고로 이 보고서에서 제시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뽑아 보았다. 앞으로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할 경우에 참고가 될 것이다. 앞서 그곳에서 살다가 도회지에 나와 사는 분과의 대화를 몇 개 진술하였듯이, 외부 연구자가 만든 프로그램이 그곳에서 살았던 사람과 어떠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는가를 알 수 있게 한다.  많은 시사점을 준다. 다음은 보고서에 있는 프로그램을 정리한 것이다.

||| 생태체험프로그램

(가) 봄철 프로그램
1) 고사리가 무엇일까요?
2) 봄이 오는 숲
3) 새싹 찾아보기
4) 애벌레 찾아보기

(나) 여름철 프로그램
1) 계곡에 사는 생물 관찰하기
2) 도토리 거위벌레 관찰하기
3) 밤에 활동하는 생물 찾아보기
4) 보호색 숨바꼭질

(다) 가을철 프로그램
1) 도토리랑 놀기
2) 다람쥐 관찰
3) 나도 다람쥐 놀이
4) 각종 열매 알아보기
5) 단풍으로 색상표 만들기

(라) 겨울철 프로그램
1) 겨울나무 관찰하기
2) 겨울눈 비교해 보기
3) 겨울 장사 찾아보기
4) 눈 결정 관찰하기

(마) 연중
1) 굴참나무의 사계
2) 참나무의 세계
3) 물레방아로 방아 찧기
4) 생태 역할극
5) 숲 명상 체험
6) 추억의 놀이
7) 지리산 생태 걷기
8) 도토리 키재기

||| 고향 산촌 체험 프로그램

[산촌 일상 체험]
(가) 고사리 체험
(나) 토종벌 농사 체험
(다) 곶감 만들기 체험
(라) 땔감하기 체험

[산촌 문화 체험]
(가) 지리산 포수 이야기 듣기
(나) 지리산 등산
(다) 산촌 놀이감 만들기
(라) 솟대 모형 만들기

[산촌 먹을거리 체험]
고사리, 도토리, 감, 차 등 관련

보고서를 읽으면서 이러한 계획들이 각종 단체에서 농촌과 산촌 마을을 대상으로 수없이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있는데, 과연 실효성 있게 얼마나 제대로 추진되었을까 하는 의문이다. 프로그램과 계획은 매우 잘 만들어진 셈인데, 이를 추진하는 실체가 계획만큼 이루어지지 않는게 대다수라는 것이다. 계획 수립 과정에서 마을만들기의 주체가 참여하지 않고, 연구소 등에서 용역 사업으로 프로그램과 계획이 수립되기 때문에 실천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더욱 드물게 된다. 가장 좋은 것은 그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참여와 프로그램의 개발로 모든 것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에는 거주 주민의 프로그램 개발 경험이 전무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사람들은 그곳 거주 경험이 전문하고, 이런 일상적인 문제, 어디서나 상정할 수 있는 간단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마을 거주 주민을 계몽할 수 있는 교육이 이루어지거나, 외부 의식있고 마을만들기에 관심 있는 귀농자들을 적극적으로 유인하여 마을의 집이나 농토를 제공하여 함께 그곳에 살면서 추진한다면 바람직한 지역 또는 마을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알면서도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까지 마련한 셈인데도 이 일이 이루어지지 않고 오히려 국가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는 것을 보면 아직도 요원한 일이 각 분야마다 얼마나 많을까 싶다. 보다 다양한 가치에 몰입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야 할 것이다. 하나의 잇슈에 몰입하는 국민적 합의 또는 정서에서 보다 다양한 가치에 대하여 접근하고 몰입하는 그런 시대를 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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