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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함께

형극021-荊棘

by 나무에게 2013. 12. 23.

형극021-荊棘 / 온형근



노자의 도덕경에 형극荊棘이란 말이 나온다. 광대싸리와 가시나무라는 것이다. 가시가 있는 관목이다. 가시덤불과 흉년이 드는 것은 군사와 전쟁이다. 즉 어떤 목적이라는 것이다. 어제 玄門선생의 말씀이 생각난다. 손가락질을 하면서 살아 있는 고기를 지목하는 것은 업보를 짓는 것이다. 목적을 이루고자 할 때 반대편에서는 피폐와 황폐와 가시덤불이 무더기로 생길 수 있다. 비통한 울부짖음과 목적은 양쪽에서 끈을 잡고 있다. 그래서 '목적을 이룰 뿐 감히 강한 것을 취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과이이果而已다.

목적을 이루되 뽐내는 긍矜과 스스로 자랑하는 벌伐과 오만한 교驕가 없어야 한다. 이것은 패도覇道다. 패도는 재앙이다. 목적을 이루고도 마지못해 한 것으로 여긴다. 장성하면 노쇠해지는 이치를 알아야 한다. 소박하고 어진 마음을 품어야 한다. '분노를 은밀하게 알아차려 기운을 부드럽고 온화하게 한다. 뜻을 정성스럽게 하여 마음에 보좌하게 한다. 언행에 미쳐 날뛰거나 난폭하게 해서는 안된다.'라는 요지다. 그렇다. 대체적으로 기쁨喜 분노怒 슬픔哀 즐거움樂이 너무 지나치면 행동이 야만스럽고 천해진다. 목적성을 강하게 띠고 있어 강제성이 내재해 있다.

목적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마음의 감정이 조급하게 움직이도록 재촉한다. 모든 맥脈이 부조화되어 질병에 공격당하게 된다. 몸이 보복을 당한다. 극렬하게 마음을 쓰고 생각한다. 온 몸의 느낌이 불쾌해진다. 보통 목적을 이룬 후에 긍벌교矜伐驕의 마음에 이르기 때문이다. 玄門선생은 '기는 마음이고, 마음은 의념'이라고 설파한다. 마음을 열지 않고는 절대 기를 만날 수 없다. 내 안에 가시덤불과 흉년이 넘친다. 알고 있다. 이제는 기운을 부드럽고 정성스럽게 써야 한다. 재앙은 가깝게 있다. 보복 역시 내 안에 있다. 도는 잠시 잠깐 스치고 마는 게 아니다. 형극이란 말을 새긴다. 모든 화려한 목적에는 형극이 도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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