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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함께

도월022-盜月

by 나무에게 2013. 12. 23.

도월022-盜月 / 온형근




추석 전 수련이라 도월화귀기법盜月華歸己法을 듣는다. 이미 백일축기를 마친 1기에서 4기까지는 별 문제가 없다. 5기는 아직 수련과정에서 도월화귀기법을 배우지 않았다. 도월은 14, 15, 16일이 가장 좋다. 특히 추석 때는 도가 수련의 많은 사람들이 자리하는 때다. 살아 있는 신선부터 초보 수련까지 이 날은 자리한다. 때문에 기장의 네트워크가 강하게 펼쳐 있다. 도가, 불가, 심지어는 구교와 신교까지도 이 날은 남다르게 인지한다. 오후 10시30분에서 새벽1시까지가 도월의 시간이다.

심교수님과 수련 후 잠시 이야기를 나눈다. 자시공을 해 보았냐고 물으신다. 아직 배우지 않았다. 얼마 전 말라푼다 형님 댁인 횡성을 다녔왔다. 그 형님댁 뒤가 물이 흐르고 너럭바위 4개가 대를 이룬다. 그곳에서 자시공을 하면 별이 쏟아지는 기운과 함께 고요함 그리고 물소리 등으로 환상적인 수련장소일 것이라 여쭈었다. 교수님은 '강릉 선교장의 열화당 뒷쪽에 흙을 쌓은 돈대가 있다. 이 돈대 역시 달을 구경하기 위한 목적만은 아니다. 조상들은 생활 속에서 도가 수련을 자연스럽게 한 것이다.'

그럴 것이다. 동이족인 우리에게는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서 도가 수련의 형태가 남아 있었다. 다만 일제와 산업사회로의 전이 속에서 잊혀지고 있다. 달을 보며 달맞이를 하는 것은 도가 수련의 하나인 도월의 현현이다. 玄門선생은 아파트 옥상도 좋으니 도월 수련을 권장한다. 14일은 전생, 15일은 현생, 16일은 내생을 바라보는 것이라 한다. 꼭 형식을 갖추지 않더라도 달을 보고 자연스럽게 서서 몸과 마음과 호흡을 가다듬고 눈으로 달을 보면 일종의 하나의 노선이 생긴다. 둥글고 원만한 달은 하늘에도 있고 몸안에도 있고 자신의 우주장에도 있다. 이게 예비식이다. 도월화귀기법의 첫 번째 수련 방식이다.

전체적인 수련방법은
1) 예비식
2) 무화채련토기법武火采煉吐气法
3) 문무겸용 묵운오행黙運五行
4) 무대문화귀위보원武帶文火歸位保元
5) 문무화목욕온양명월文武火沐浴溫養明月
6) 환원還原
으로 이루어진다. 다만 달을 쳐다 보고, 호흡과 명상 기공을 이루면서 기원을 하라 한다. 그러니까 섬세한 수련을 따질 수 없다. 그냥 바라보며 지금까지 알고 있는 수련 방법을 동원하여 나름대로 느껴보는 것이다.

10월초 설악산 수련 날짜에 서명한다. 아직 담배를 끊지 못한다. 나처럼 끊지 못한 도반도 있다. 옷을 갈아 입으면서 듣는다. 내 얼굴에 미소가 스친다. 인간적인 친근감이 든다. 금요일 출발이 어려워 토요일 출발에 서명한다. 그 도반이 함께 가자 제안한다. 다시 연락 나누자고 약조한다. 부원장님의 수련 진행은 지적 호기심을 참 많이 충족시켜 준다. 玄門선생의 진행에는 도반들의 건강에 관련된 연결이 많다. 돌아오면서 어떤 서원에 나를 들이지 말자고 생각한다. 심교수님은 '자기와의 싸움'이라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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