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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창작|생산

호수 위에 떠서

by 나무에게 2017. 1. 5.

 

호수 위 마루에는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쩌릿한 저림
발목 조명도 자동 꺼지는 때가 되었는지 반짝반짝
호안 가까이 수중에 불기둥을 박아둔 채 흔들흔들
내어 준 적 없이 불빛은 모아져 실체로 떠있네
호수 잔 물결 일어 청둥오리 이르게 마실 나와
그 뒤 따르며 꽥꽥꽥 넓어진 가슴 뽐내듯 내밀고
흐트러지듯 물밀듯이 고요하다
마루를 뒤뚱대며 삐걱삐걱 소리내는 나에게
곤곤한 습윤은 마르지 않는다
걸을 수 있는 호수 하나 퍼 담을 방도를 궁리하고
접히고 펼 수 있는 유연한 발걸음 또한 궁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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