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 / 온형근
비긋고 바람 차다
문 앞 감나무 잎새 흔들릴 때 물냄새로
가슴에 묻어두었던 고막 울리더니
커지고 커지면서 잠깐 우레처럼 쿵
내 안의 잡귀들 어질 어지럽게 물러선다
들판으로 나선 감나무 잎새의 빛살에
개울물 반짝이며 눈부시다
지상에 밟히는 푸른 감꼭지
한꺼번에 뱉어내던 여름비
청명한 하루 잔잔하게 젖은 눈길 만나
풀 우거진 망각의 느낌 여전한 긴 휴식과
그늘 가득한 숲으로 향하는 오솔길로
혼자여서 외로웠던 쓸슬하여 의젓했던
감나무의 고요함으로
내 원형의 잡것들 부산하다
'::신작시:: > 온전한 숨 :: 나무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010. 옥잠화 (0) | 2014.01.30 |
---|---|
009. 오동나무 (0) | 2014.01.30 |
007. 능수버들 (0) | 2014.01.30 |
006. 무궁화 (0) | 2014.01.30 |
005. 떠도는 자의 시선-마로니에 (0) | 2014.0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