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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休林山房

013. 학생의 참여로 입체화를 시도하는 방정식 수업

by 나무에게 2014. 7. 7.



013. 학생의 참여로 입체화를 시도하는 방정식 수업  / 온형근

- 삼차방정식과 사차방정식 _ 6월- 수학1



협동학습 모형의 수학 수업이다. 

몇 가지 선생님과의 약속된 수업 액션을 볼 수 있었다. 선생님이 '주'하면서 길게 뽑으면, 학생들은 '목'하면서 짧게 끊는다. 선생님께 주목하는 순간이다. 협동학습으로 수학에 관심을 덜 가진 학생들을 수업으로 이끄시는 선생님이시다. 평소에 수업하는 그대로를 보여주신다고 하셨다. 오늘 수업은 인수정리를 이용하여 삼차, 사차 방정식을 풀 수 있는 학습 목표를 지녔다. 도입 단계에서 전시 학습인 이차방정식의 근을 확인하고 인수분해 공식과 인수분해가 되는 삼차방정식을 확인하고 풀어본다. 전시 학습을 복습하는 데 주어진 10분 수업을 15분까지 연장하면서 학생의 집중과 선수학습 확인에 정성을 쏟는다. 모둠별로 복습문제를 풀고 선생님은 순회하면서 도움이 필요한 모둠 학생들을 지도하신다. 그러는 과정에서 적절한 시간 배분에 의해 선생님 단독으로 칠판에 전개 단계의 예제 문제를 판서한다. '딱, 딱, 딱, ...'하면서 써지는 칠판과 분필이 내는 소리는 그 자체로 좌뇌의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추리를 통한 학습 의욕을 건드려주고 있었다.


구조화된 판서로 문제를 푼다.

학생은 칠판을 보면서 자신이 풀었던 문제에 대한 확신을 구체화한다. 자신이 푼 문제에 대한 자신감과 애매함은 판서를 통한 선생님의 설명에서 드러난다. 자신감을 지닌 학생에게는 증폭된 확신을, 애매했던 학생에게는 속시원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선생님은 '여기까지 알겠습니까? 여러분들..' 지속적으로 확인과 단계별 과정의 점검이 계속된다. 협동학습 모둠은 모두 6개 모둠인데, 앞줄이 4-4-4, 뒷줄이 5-5-4이다. 그런데 선생님의 칠판 판서 수업에 4조 5명 중 안쪽 2명은 의자를 완전히 90도 정도 돌려 앉아야 선생님의 판서 수업을 따를 수 있겠다. 어느 협동학습이든 사각지대가 발생한다. 수업 형태와 방식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각지대의 학생이 수업을 바르게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다. 판서에 의한 구조화된 문제 풀이와 함께 교과서의 문제를 직접 학생이 공책에 풀 수 있도록 과제를 부여한다. 이끔이를 중심으로 문제 풀이가 시작된 것이다. 이끔이가 모둠 학생들에게 문제를 풀 수 있도록 돕는다. 이끔이 주도 문제 풀이 과정이다. 


칠판에서 문제를 푸는 학생을 바라본다.

학생이 칠판에서 문제를 푸는 행위는 어떤 교육적 의미와 효과를 지닐까. 학생이 설명하는 순간 그 학생은 스스로 성숙해진다. 지적하기 위하여 학생의 설명을 주의깊게 듣는 것은 아니겠지만, 설명을 듣는 학생 역시 설명하는 학생이 뭔가를 잘못 하였는지 지적하면서 수업에 몰입한다.  내가 설명하고 있다는 아바타의 느낌으로 그 수업에 몰입하는 것이 아닐까. 이끔이가 모둠별 지도를 하는 동안 학생들의 참여도는 정숙했다. 보다 능동적일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선생님의 모둠별 순회 지도는 목소리를 낮추고 모둠내 소통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게끔 이끈다.  협동학습에 의한 수업은 학습 진도나 수업량보다는 주의깊게 많은 학생들이 소외되지 않고 교육 활동에 참여하게끔 한다는 게 가장 큰 관점이다. 이것은 학생 배움 중심 수업을 이루어야 한다는 관점과 상호 일치한다. 도입 단계에서 전시 학습 복습 2문제, 전개 단계에서 예제 2문제와 예제 풀이가 마친 후 개별 문제  2문제, 이렇게 1시간의 수업이 마쳐진다. 여전히 많은 학생들이 칠판에 나와서 문제를 풀고, 자신이 푼 문제를 설명할 수 있으면 모두가 성숙하는 수업이 될 것인데, 어려움이 상존한다. 누군가는 수업이 자존감을 높이는 일이 될 것이고, 그렇지 않은 학생에게는 남 앞에 서는 것이 더욱 어려워지는 일로 각인 될까봐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