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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함께

016-그림을 그릴 때 산수는

by 나무에게 2013. 12. 23.

그림을 그릴 때 산수는
위치와 준법에 각각 유파가 있어
서로 통용할 수 없다.

나무만은 그렇지 않다.
이성, 동원, 범관, 곽희, 조영양, 조백구, 마원, 하규, 이당 등을 비롯해
위로는 형호, 관동으로부터
아래로는 황공망, 오진까지라 하더라도
모두 통용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이
"스스로 일가를 이루어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것은 꼭 그렇지 않다.
버드나무는 조백구,
소나무는 마화지,
오래된 나무는 이성이라고 하는 것은
영원히 움직일 수 없다.

새로 이것을 변화시킨다 할지라도,
근본을 벗어날 수 없다.
어떻게 옛법을 떠나서 독창적일 수 있겠는가.

예찬도 곽희, 이성에서 나와서
약간 부드럽고 뛰어나게 한 것일 뿐이다.
조맹부 같은 사람도 이 뜻을 아주 잘 터득했다.
대체로 옛사람이 수목을 그린 것 중
훌륭한 것을 모은 것이다.

그리하여 바위를 잘 그리려고 애쓰지 않았는데도,
바위도 저절로 秀潤하게 되었다.
지금 다시 옛사람 나무를 임모해서,
한 책으로 만들어 참고서로 삼고 싶다.

自成一家 : 학문이나 예술에서 독자적인 세계를 이룩할 때 사용하는 문구
柔雋 : 부드럽고 뛰어남. 여기에서는 이성과 곽희의 해조묘법처럼 한 겨울의 뻣뻣하고 경직된 나뭇가지를 부드럽고 윤택하게 했다는 의미
秀潤 : 먹 사용의 수려하고 윤택한 것을 의미, 여기서는 글씨와 그림이 뛰어나서 생동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