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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함께

034-우울한 시대 유산

by 나무에게 2013. 12. 23.

詩經,
詩言志 : 마음 속에 움직이는 바가 곧 뜻이 되고 그것이 마침내 그대로 머물러 있지 못하고 절실한 언어로 다듬어져 밖으로 나올 때 詩가 된다.

다산의 與猶堂,
老子,
與兮若冬涉川, 猶兮若畏四隣 : 망설임이여, 겨울에 시냇물을 건너듯 하고, 경계함이여, 사방에서 엿보는 것을 두려워하듯 한다.

을묘년(1795) 주문모 신부 사건 연루 후, 동부승지로부터 금정찰방으로 좌천된다.
거기서 퇴계선생의 서책을 얻어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근차근 실마리를 찾듯" 읽게 된다.
그때 쓴 '陶山私淑錄'에 "이상스럽게도 정신이나 기운이 편안해지고 뜻이나 생각이 가라앉아 혈육과 근맥이 모두 안정됩니다. 안도감이 들면서 예전의 조폭스럽고 發越하던 기운이 점점 사라지니 이 한 부의 책이 이 사람의 병증에 맞는 약이 아닌가 생각됩니다."라고 쓰고 있다.

강진 유배시 주막집 노파집에서 "천한 신분에서 더 이상 천해질 것이 있겠냐면서" 다산에게 아전 자제들이 글을 배우려 찾아오기 시작한다. 이때 다산은 막내아들까지 죽은 상태다. 그는 토담집 노파의 주막을 서재로 삼고 그 방 이름을,
四宜齋라 짓는다.
생각은 마땅히 맑아야 하고 용모는 마땅히 엄숙해야 하며 언어는 마땅히 과묵해야 하고 동작은 마땅히 후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內省으로 들어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