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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함께

040-풍경의 언어

by 나무에게 2013. 12. 23.

풍경의 언어


그에게 자연의 풍경은 무한한 생명이라는 수사만으로 성에 차지 않는 매우 넓고도 깊은 것이었다. 아니 차라리 그 어떤 언어로 규정하기 이전에 삶의 동반자요 조력자이기도 한 소중한 존재였다. 그런 풍경을 시집에 담을 때 시인은 현실의 고뇌를 있는 그대로 함께 그리고자 했다. 그의 시편들은 생생하고도 진솔한 사유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많은 것을 함축한 풍경의 언어로 여지없이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 언어들에 시인은 결코 아무런 사심이 없다.


풍경을 분별하고자 하는 시인이 그 서늘하고도 따뜻한 가슴 한 구석에서 풀어놓은 삶의 진솔한 토로와, 존재의 허허로움에 고뇌하면서 스스로에게 자유롭고자 하는 그 견고한 시적 인식을 마주하게 된다. 이번 시집에서 보여주고 있는 그의 언어가 무척이나 풍경적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아마도 이 때문일 것이다. 그만큼 온형근 시인은 시가 자신에게 거짓됨이 없기를 바라고 있는 것일는지도 모른다.


박윤우(서경대 교수, 문학평론가), 시집 <풍경의 분별> 해설에서..